'명의 도용' 대학생 알바 채용 "정 캠프 지역 책임자가 부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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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서울경찰청 수사과는 8일 정인훈(45.여.구속) 종로구의원에게 당원 명부를 넘겨주며 명의도용을 요청한 전 열린우리당 종로구 당원협의회 총무 김희주(34)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를 공범으로 판단하고 정씨에게 적용된 공직선거법.주민등록법 위반.업무방해.사전자 기록 위작 네 가지 혐의를 그대로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정씨에게 캠프 내 아르바이트 알선을 요청한 정동영 후보 캠프의 최모씨를 조사 중이다. 최씨는 이날 오후 자진 출두했다. 그는 명의도용을 한 정씨의 아들 박모(19)군과 박군의 친구들을 8월 23~24일 서울 여의도 정 캠프 사무실에 불러 선거인단 등록서류에 '대리 서명'하도록 시킨 의혹을 받고 있다. 최씨는 경찰에서 "정 캠프 서울지역 국민경선 책임자인 김모씨로부터 자원봉사자를 구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한 일"이라며 "박군 등이 한 일은 전국 선거인단 신청서의 연명부를 작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정 후보 캠프 측에서 조직적으로 명의도용과 선거인단 허위등록을 시도했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또 압수된 김희주씨의 노트북 컴퓨터에는 당원명부 파일 전체가 삭제돼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은 김씨와 정씨가 정 후보 캠프 쪽의 개입 사실을 감추려고 증거를 인멸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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