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6> 자유분방한 신세대 경영자를 어떻게?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30호 20면

잭 웰치(72·오른쪽)는 전설적인 경영인으로 세계 최대 기업인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최고경영자(CEO)를 20년간 맡았다. 웰치의 아내인 수지 웰치(48·왼쪽)는 세계적 학술지인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편집장을 지냈다.

Q: 저는 베이비붐 세대 경영자입니다. 30년 동안 비즈니스 세계에서 경험을 쌓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아주 젊은 비즈니스맨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세상을 다 아는 듯이 행동합니다. 이런 비즈니스 세계의 신세대를 어떻게 봐야 할지요? (오스트리아 린츠에서 베른하르트 클링거)

건방져도 이해하고 새 동력으로 활용해야

A: 요즘 비즈니스 세계에 뛰어들고 있는 20대 후반 전후의 신세대는 아주 활기차고 새롭고 정력적인 세대입니다. 이들은 최근 몇 년 새 우리 눈에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나는 많은 대학을 방문하고 비즈니스 스쿨(MBA) 두 곳에서 강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에 컨설팅해주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많은 신세대 경영자들을 만나는데, 이들은 기본적으로 일벌레이고 놀라울 정도로 신뢰성이 높습니다. 기업가 정신에 충만한 존재들이기도 합니다. 가슴을 후련하게 할 만큼 솔직하고 심장을 뛰게 할 만큼 활기찹니다.

못마땅한 존재들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우리 부부는 비즈니스 세계의 신세대를 좋아합니다. 그렇다고 우리의 말을 오해는 하지 마세요. 당신이 최근 다 아는 체하며 건방 떠는 신세대를 만났을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본래 그런 애들입니다. 또 일부는 좋지 않은 끝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압도적인 다수는 고정 관념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습니다.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성공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디를 가나 기존 기업을 떠나 자신의 회사를 설립한 MBA 출신을 만날 수 있습니다. 내가 MIT 슬로언 비즈니스 스쿨에서 강의하면서 만난 학생 가운데 20%는 이미 벤처기업을 경영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2005년 스탠퍼드 비즈니스 스쿨을 방문해 강연할 때는 미국 월스트리트 투자은행의 러브콜을 거절한 두 학생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나는 호기심에 뉴욕에서 뭘 하고 싶은지를 물었습니다. 그들은 고소득층을 주로 상대하는 프랜차이즈형 이발소를 차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신세대들 모두가 기업가 정신으로 가득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많은 젊은이는 자신들이 어디서 일하든 세상을 바꿔보려는 의욕으로 불탔습니다. 최근 몇 십 년 사이에 볼 수 없었던 낙관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따로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들은 최대한 돈을 벌어보겠다는 열망을 갖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미래는 장밋빛입니다. 그렇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게 아닙니다. 대부분은 정당한 방법으로 돈을 벌려고 합니다.

실제 우리가 대학 특강을 할 때마다 신세대들은 기업 윤리와 사회 책임에 대해 꼭 물었습니다. 일과 생활 사이에 어떻게 균형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한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꼭 돈을 많이 벌어야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는가?”라고 질문하는 등 성공에 대한 통념을 거부하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성공이란 개인적으로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자 그들은 대부분 이에 동의했습니다.

이런 특징은 우리가 골프장 캐디로 일하는 한 신세대를 만났을 때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월급이 많지도 않은데 “일하고 남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아침마다 설렌다”고 말했습니다. 심지어 “그래서 나는 성공했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듣기만 해도 감동스러웠습니다. 이런 젊은이들은 한 둘이 아닙니다.

그런데 비즈니스 세계의 신세대들이 왜 나쁜 평판을 받게 됐을까요?

우리는 두 가지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나이 든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요즘 아이들은~’식의 고정관념 탓입니다. 우리는 아이들을, 이 아이들은 자신의 아이들을 미심쩍어 하는 게 인간의 통념입니다.

둘째는 우리가 트렌드 인플레이션(trend inflation)이라고 부르는 현상에서 비롯됩니다. 수많은 미디어들이 정체불명의 ‘전문가들은~’으로 시작되는 문장을 활용해 극소수가 보이는 행태를 일반화해 전합니다. 이 가운데는 정확한 보도도 있겠지만 극소수의 행태를 부풀려 전한 것도 많습니다.

물론 비즈니스 세계의 신세대 가운데는 대책 없이 다 아는 체하는 녀석들도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아주 열린 마음을 갖고 있으며 아주 신중합니다. 그 결과 개인적으로 성공을, 사회 전체적으로는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됩니다. 따라서 그들은 무럭무럭 크기만 하면 됩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