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유인 탐사 언제쯤 … 3년 이상 버틸 생명 유지 장치가 열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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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화성 탐사로봇 스피릿이 8월 6일 로봇팔을 펼쳐 지표면 탐사를 하고 있다. [NASA]

4일은 소련이 인류의 첫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 발사에 성공한 지 50주년이 된 날이다. 그 후 인류의 우주 탐사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했다. 1969년 미국의 달 유인 탐사, 86년 러시아의 미르 우주정거장 건설, 2004년 미국의 화성 로봇탐사 등 인류의 우주 탐사는 태양계 행성으로 손길을 뻗치고 있다.

러시아는 2025년 이후, 미국은 2037년까지 화성 유인 탐사를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화성은 인류의 족적을 쉽게 받아들일 것 같지 않다. 화성 유인 탐사는 달 유인 탐사와는 차원이 다른 우주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폴로 11호가 발사에서부터 달 착륙까지는 102시간이 걸렸지만 화성까지는 7개월 가까이 걸린다. 귀환하기 위해서는 화성이 지구에 근접하는 때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지구에서 출발한 이후 3년 뒤에나 귀환할 수 있다. 최소한 이 기간 동안 우주인이 생명을 연장해야 한다. 우주선 안에는 우주인이 2~3 명이 3년 동안 먹을 양식만 실어도 너무 짐이 많아진다.

탐사 장비는 고사하고 양식으로 우주선이 꽉 찰지 모른다. 또 우주선이 화성으로 날아가고, 지구로 귀환하는 데 각각 걸리는 7개월 동안 우주선 안에서 우주인이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운동도 하기 어려운 아주 좁은 우주선 조종석에서 그렇게 긴 기간을 견디기는 쉽지 않다.

화성을 왕복할 우주선의 연료도 문제다. 로봇을 태우거나 무인 탐사선의 경우 임무가 끝나면 우주에 폐기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유인 탐사선은 그렇게 할 수 없다. 일부에서는 먼저 연료를 화성에서 만들 수 있는 연료제조 우주선을 보낸 뒤 정상적으로 가동되는 것을 확인한 다음 유인 우주선을 보내 화성에서 연료를 채워 지구로 귀환하는 방법도 제안하고 있다.

우주선의 무게와 부피가 커지면 그만큼 고성능 로켓을 발사해야 한다. 지구에서 발사한다면 초대형 로켓을 새로 개발해야 한다. 이 때문에 미 항공우주국(NASA)은 달 유인기지를 건설한 뒤 중력이 지구의 6분의 1에 불과한 달에서 화성 유인 탐사선을 발사한다는 계획이다. 달을 태양계 행성 탐사의 전초 기지로 삼겠다는 것이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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