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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북­미회담이 장애물은 안될듯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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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클린턴,대외정책 리더십 확보위해/북한은 국제적 제재 피하는 지름길/양측 모두 “타결”필요 절실
오는 8일 제네바에서 열리는 북―미 3단계고위급회담과 25일 평양에서 열릴 남북정상회담이 북한핵으로 야기된 동북아긴장을 해소하기 위한 두개의 중요한 국제적 이벤트가 되고 있다.
이 두개의 회담은 북한핵과 관련,남북한―미국 관계의 두개의 변을 이루며 다른 한 변에 해당하는 한미간 공조체제와 맞물려 미묘한 3각구도를 그려내고 있다.
남북한정상회담은 시기적으로 제네바회담 이후로 잡혀있어 제네바회담의 성공여부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정부는 현재 3단계고위급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기를 기대하고 있어 지금까지의 분위기는 제네바회담이 남북한정상회담을 저해할 가능성은 별로 없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워싱턴의 북한전문가들은 미국은 물론 북한이 제네바회담의 성공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기 때문에 부분적으로는 마찰이 불가피하지만 커다란 흐름은 상당한 진전과 타결 쪽으로 나아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빌 클린턴대통령이 대외정책의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북한핵문제 해결이 중요한 상황이고,북한 역시 국제적 제재움직임을 피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양측 모두 회담 실패보다는 성공에 더 관심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서로가 양보의 최종선을 이미 만들어 놓고 제네바회담에 임하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미국정부는 제네바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안건으로 북한핵개발의 완전동결을 설정하고 영변원자로에서 인출한 핵연료봉의 완전 폐기나 국외 반출등 수개의 방안을 만들어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이같은 제안에 대한 반대급부로 대북한 외교관계개선을 위한 1차적 방법으로 평양에 연락사무소 설치를 제의,이를 협상카드로 내세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은 김일성주석이 공표한 핵개발동결을 이미 공식적으로 확인한 터여서 미국측의 웬만한 제안은 받아들일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핵문제외에 북한과 미국이 쉽게 타결하기 어려운 난제들이 많으나 이는 양측이 4단계 고위급회담개최에 합의,나머지 협상을 뒤로 미룸으로써 고비를 넘길 가능성이 많아 3단계회담 성공의 전망이 밝은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제네바회담이 실패할 경우 대북한제재를 위한 유엔안보리 결의안 추진을 재개하고 이 경우 결의안은 지난달 초 마련된 미국의 초안보다 더욱 강경한 것이 될 것이라고 경고,북한에 제네바회담 성공에 적극 협력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남북한정상회담 역시 김영삼대통령과 김일성주석이 전격 합의한 것이기 때문에 극단적 저해요소가 나타나지 않는 한 성사가 확실한 상태다.한국정부는 상호주의를 사실상 포기할 정도로 남북정상회담 성사에 적극적이며,북한 역시 김주석의 대외공 신력을 위해서도 이를 포기할 수 없는 입장이다.
북한측 전략은 한미 공조체제가 견고한 현재 제네바회담에서 남북한정상회담을 고대하고 있는 한국측 입장을 약화시킴으로써 주장관철을 기도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이는 한미 공조체제를 약화시키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이같은 북한의 협상전략이 사실이라면 제네바회담에 대한 한국의 입장은 상당히 약화될 것이 확실하다.30일과 1일 워싱턴에서 한·미·일 3국은 제네바회담에 대한 대책협의를 가졌다.이번 워싱턴 3국협의에서 한국측은 남북한정상회담의 성사 를 위해 제네바회담에서 제시할 미국의 대북한 제안내용의 약화를 원했을 것이라는게 워싱턴의 전망이다.【워싱턴=진창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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