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가스 수출로 지갑 두둑…국제사회 압력 쉽게 안 통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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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민주화 시위와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미얀마 군정이 40년 넘도록 집권해 온 배경에는 풍부한 자원이 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2일 보도했다. 지난해 천연가스 수출로 21억6000만 달러를 벌었고, 루비.사파이어 등 보석으로 2억97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리는 등 자금줄이 튼튼해 국제사회의 압력이 쉽게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미얀마와 국경을 맞댄 태국은 지난해 천연가스 수요의 80%를 미얀마에서 수입해 발전량의 20%를 생산했을 정도로 미얀마 의존도가 높다. 석유도 군정의 버팀목이다. 현재 미얀마 내륙과 연안에서 석유 시추를 하는 외국 기업은 20여 개에 달하며 이들이 내는 수십억 달러 역시 고스란히 군부로 들어간다. 또 루비는 전 세계에서 유통되는 90% 정도가 미얀마산이다. 군부는 필요할 때마다 보석을 밀수출해 군정 유지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브라힘 감바리 유엔 특사가 2일(현지시간) 미얀마 군정의 최고 지도자인 탄 슈웨 장군을 신행정수도 네피도에서 만났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나 해결방안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논의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미얀마 민주화 시위의 유혈 진압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달 29일 현지로 파견된 감바리 특사는 이날 탄 슈웨 장군을 면담한 뒤 민주화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를 만났다. 그는 지난달 30일에도 수치 여사를 면담한 바 있다. 한편 최근 미얀마에서 반정부 시위를 벌인 승려 등 1000여 명이 양곤 시내 한 대학의 창고에 구금돼 있다고 AFP통신이 미얀마 관리를 인용해 2일 보도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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