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카페…UCC룸까지 젊음과 IT 숨쉬는 도서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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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열람실에서 학생들이 카펫이 깔린 바닥에 앉아 책을 보면서 얘기하고 있다.

부산 동서대 민석도서관이 공부와 휴식,엔터테인먼트를 동시에 즐기는 신세대형 첨단 공간으로 인기를 끌면서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바꾸고 있다.

 도서관으로 오가는 학생들의 표정이 사뭇 밝다. 평소 공부에 큰 관심이 없는 학생들도 가벼운 발걸음으로 갈 수 있는 공간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12일 개관한 민석도서관은 지상 2층·지상 6층, 연면적 1만4335㎡로 매머드 규모이다. 그러나 정작 이 도서관이 자랑하는 것은 첨단·안락·즐거움이라는 3대 요소이다. 보통의 도서관이 갖는 ‘딱딱하다’는 이미지를 벗어던진 것이다.

 민석도서관은 IT 기술이 집약된 첨단도서관이다. 부산시가 추진 중인 ‘유비쿼터스 시티’와도 잘 맞아떨어진다.

 대출기에 전자식별 장치(Dual RFID)가 내장된 학생증을 갖다 대면 대출이 되는 무인대출반납 시스템을 갖추었다. 책과 신분증을 들고 일일이 담당직원을 찾아갈 필요가 없어졌다. 반납할 때도 24시간 가동되는 무인반납기에 신분증을 갖다 대고 책을 넣으면 된다.

동서대 민석도서관

열람실과 U-Zone에는 좌석예약시스템이 작동된다. 좌석발급기에 신분증을 대면 빈 좌석 표시가 뜨고 번호표가 발급된다. 열람실의 경우 처음에는 3시간 배정되고 3시간씩 하루 6회 연장가능하다. 도서관 출입도 전자동으로 관리된다.

 기존 도서관들과 크게 차별화된 곳이 U-Zone과 IT-Zone이다. U-Zone에는 웹2.0시대의 핫이슈인 UCC(사용자가 제작하는 컨텐트)를 학생들이 직접 제작할 수 있는 UCC룸이 마련돼 있다. 학생들은 이곳에 설치된 장비를 활용해 스스로 촬영해온 동영상을 편집하거나 감상하면서 디지털 콘텐츠 제작 능력을 키워간다.

 U-Zone에는 대형 모니터와 홈시어터시스템이 설비된 그룹 A/V룸, 그리고 A/V부스, 게임 부스, 뮤직 부스, 웹 부스, LAB부스가 있다.

 학생들은 이 곳에서 게임·음악 감상·어학공부·영화시청 등 공부와 엔터테인먼트를 동시에 해결하고 있다. DVD·VTR·CD·테이프 등 비도서 자료만 4만여 개가 비치돼 있다.
 강선화(영어학과 4년)씨는 “머리가 지끈지끈 할 때는 친구들과 함께 민석도서관을 찾아 그룹 A/V룸에서 영화를 보면서 스트레스를 푼다”며 “시설이 넓고 편안해 도서관을 자주 찾게 되고 머무르는 시간도 길어졌다”고 말했다.

민석도서관 A/V룸에서 학생들이 영화를 감상하고 있다. [사진=송봉근 기자]

박수영(중국어과 2년)씨는 “헤드셋이 딸린 웹부스에서 하루 2~3시간 머물며 영어 동영상 강의를 듣고 열람실로 옮겨가 학과공부를 하고 있다”며 “학원에 갈 필요 없이 모든 게 해결된다”고 말했다.

 IT-Zone에선 인터넷을 통해 학습에 필요한 자료를 검색하고 리포트 등을 작성한 뒤 바로 출력할 수 있다. 도서관 1층에 들어서면 50석 규모의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학생들을 반겨준다.

 ‘늑대와 춤을’ ‘양들의 침묵’ ‘마지막 황제’ 등 명화를 보여주거나 클래식 음악을 들려준다. 학생증을 영화 티킷 삼아 찾아가는 멀티플렉스에서는 박진감 넘치는 영상과 사운드를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윤순환(미디어창작 전공 2년)씨는 “민석도서관은 책에 파묻혀 사는 모범생들만을 위한 곳이 아니다. 학생들과 대화와 토론도 즐기고 우정을 쌓는 곳이다. 음악·영화·게임 등 다양한 놀이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학생들은 특히 도서관의 편안한 분위기를 즐긴다.

 학생들은 실내 장식이 고급스러운 카페에서 차나 음료를 마시며 캠퍼스 낭만을 즐기고 있다.

 40여만 권의 각종 도서가 비치된 2~4층 자료실은 바닥을 카펫으로 깔아 안락한 응접실 분위기가 난다. 보고 싶은 책을 골라 바닥에 주저앉아 책을 볼 수 있다. 도서관의 조망도 좋다. 낙동강·김해들녘·백양산이 한눈에 쏙 들어오게 설계돼 있어 눈이 즐겁고 편안하다.

 박동순 총장은 “민석도서관은 IT 특성화 대학의 발전방향과 요즘 학생들의 성향을 반영해 건립했다”며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즐겁게 공부하고 캠퍼스 생활을 누리는 것을 보니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강진권 기자 ,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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