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열전>란체스터법칙-제품종류.대리점 수적우위땐 이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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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스페인.볼리비아와의 월드컵 경기에서 우리는 상대방팀 선수의 퇴장에도 불구,실력부족때문인지 안타깝게도 수적 우위를 승리로 연결짓지 못했다.
만약 양팀간에 개인기.체력.조직력등 모든 조건이 똑같으면서 1인당 한골씩 넣을 확률이 있다면 골차이는 얼마가 될까.
일반적으로「11대10」정도를 생각하겠지만,數學이론중 하나인「란체스터법칙」을 적용할 경우 정답은 의외로 큰 차이인 11대6이다. 이 법칙은 1차대전당시 란체스터라는 英國人이 전투기의 공중전에서 발견해낸 것인데,화력이 똑같은 아군비행기 5대와 적군 비행기3대가 서로 기총소사를 할 경우 아군비행기의 손실확률은 5분의 3이지만 적군비행기는 3분의5가 돼 결국 양 측의 전력차이는 제곱의 차이가 된다는 것이다.
즉 11명의 제곱 1백21과 10명의 제곱 1백의 차이는 21이 되고,21의 제곱근인 4.583이 양팀간의 골차이가 되는셈이다. 물론 확률적용이 힘든 축구에서 이같은 결과가 그대로 나타날리야 없겠지만,어쨌든 이법칙은 이후 美國에서 기업의 마케팅전략으로 크게 발전해 특히 유통.영업부문에서 지금까지 크게 각광받고 있다.
경쟁사보다 생산제품의 종류를 다양하게 하고,더많은 지역에서 더많은 대리점과 영업사원들을 확보하고 있으면 경쟁사와 차이를 벌린 만큼보다도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백화점이 수많은 재래시장과 대형상점들의 문을 닫게 만든 것도,이같은 원칙에 근거해 제품종류수와 물량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지켰기 때문이다.라면시장의 선두업체인 農心이 60%에 달하는 시장점유율에도 불구,새로운 상품들을 끊임없 이 먼저 내놓고 있는 것도 수적인 우위로 후발업체들의 전력을 분산시키고 쉴새없이 몰아붙이기 위함이다.
물론 약자의 경우도 이길 방법은 있는데 나폴레옹.毛澤東의 국소우세(局所優勢)전법처럼 강자와의 전면전을 피하면서 부분공격에힘을 집중시키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70년대 美國에 진출한 폴크스바겐이 美대륙전역에서 GM.포드와 맞서지 않 고 1개州를 집중공격,점유율을 40%로 올린뒤 다시 다른 州를 공격하는 방식을 써서 결국 美國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것이 좋은 例다.
〈李孝浚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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