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이명박 식 전투 모드' 전환 "출근 7시30분, 퇴근 10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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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27일 서울 신촌 문화카페 ‘토즈’에서 열린 ‘샐러리맨 온라인 커뮤니티 및 블로그 운영진과의 대화’에서 참석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오종택 기자]

한나라당의 근무시간이 하루 14시간30분으로 확 늘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선 출근 시간을 오전 7시30분으로 당기고, 퇴근 시간은 오후 10시로 늦췄다. 다음달 초 출범할 중앙선대위 회의도 오전 8시부터 연다고 한다. "정해진 퇴근 시간이 아예 없는 셈"(박형준 대변인)이란 얘기도 나온다. '강행군 비상 체제'는 보통 선거를 2~3주일 앞두고 가동되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명박 후보는 선거를 83일이나 앞둔 시점에 시작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지지율에 취해 나태해질 수 있는 만큼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후보가 가는 곳엔 항상 일이 있다"며 "일하는 조직을 만들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당선 직후 후보실을 포함해 당직자 사무실에서 소파를 없앤 것과 같은 맥락의 조치란 얘기다. 당사엔 소파 대신 회의용 탁자를 들여놓았다. 그러면서 "소파에서 쉬지 말고 현장에서 뛰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가 이 후보의 업무 스타일과 관련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후보는 '아침형 인간'이다. 전날 늦게 잠자리에 들어도 오전 5시쯤 눈을 뜬다. 그렇다고 일을 일찍 끝내는 스타일도 아니다. 평균 귀가 시간이 오후 11시 안팎이다. '오후 11시 회의'도 흔하다. 오후 10시쯤 비서진들에게 "오늘은 일찍 들어가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캠프 공보실장을 지낸 이동관씨는 "체력에 관한 한 철인"이라고 말했다.

◆"제도 개선이 돈 안 들이고 하는 인프라"=이 후보는 이날 오후 2시 인터넷에서 경영 관련 커뮤니티 또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20~40대 20여 명과 만나 '샐러리맨의 삶과 희망'이란 주제로 타운미팅을 했다. 20~40대 샐러리맨은 이 후보의 주 지지층이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집권하면 정부가 보육비와 주택 마련비를 지원하는 등 대리급 나이의 삶에 변화를 주겠다"고 말했다. 또 "조선업을 시작할 때 물을 가두는 도크에 대한 산업 분류가 없어 (정부가) 목욕탕과 같은 세제(稅制)를 적용하려고 했던 일이 있었다"며 "제도가 급속도로 변하는 (경제 환경을) 따라잡지 못해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이런 걸 개선하는 게 돈 안 들이고 하는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그는 '불도저식 업무 스타일'이란 평가를 염두에 둔 듯, "의사를 결정할 때까지 민주적 절차를 밟고 이후 집행하는 과정에선 효과적으로 강력하게 집행하는 게 오늘날 CEO의 기본이다. 의사소통 과정은 눈에 보이지 않고 집행하는 걸 보고 불도저식으로 밀어 붙인다고 한다"는 말도 했다.

고정애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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