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락철 설악산 등산객 제한입산제 실시 검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雪嶽山=卓景明기자]국립공원 설악산을 찾는 등산객이 크게 늘어나면서 희귀 고산식물들이 수난을 겪고있어 생태계 보호를 위해행락철의 주말이나 연휴,피서철등에는 등산객 제한입산제가 실시돼야 한다는 지적이이 나오고 있다.
국립공원 설악산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설악산에는 9백여종의 식물과 60여종의 동물이 서식할뿐 아니라 빼어난 경관을 갖고있어 지난 65년 천연자원보호구로 지정됐고 92년부터는 휴식년제를 도입,현재 4개 등산로를 막아 출입을 통제하고 있 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하루 1천~2천명에 불과하던 등산객이 올들어 행락철 주말이나 연휴땐 최고 1만여명이 몰려 생태계가 크게훼손되고 있다는 것.
지난 연휴인 5~6일의 경우 설악산에 하루 1만여명의 등산객이 몰려 등산로마다 인파로 뒤덮였고 대청봉(해발 1천7백8m)정상은 발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였다.
이 때문에 대청봉 정상일대는 눈잣나무와 철쭉.털진달래등 희귀고산식물들이 마구 짓밟혀 뿌리를 드러냈고 어린 잎사귀와 가지는수없이 꺾여 미처 꽃이 피지도 못한채 시드는등 큰 수난을 겪었다. 또 등산객이 많이 지나간 남설악 오색리와 백담사.마등령.
봉정암등 주요 등산로 주변은 바닥 흙이 깎여나가 나무뿌리가 드러나는등 심하게 훼손됐다.강원도내 산악인과 자연보호단체.학계등은 이에따라 등산객을 무제한으로 입산시키지 말고 행락 철의 주말.연휴.피서철등 등산객이 많이 몰리는 기간에는 제한입산제를 도입해 설악산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설악산악회 고문 李基燮박사(80.前속초보건소장)는『무제한 입산이 이대로 계속되면 설악산은 얼마 못가 제모습을 잃고만다』며『선진 외국같이 제한입산제를 하루속히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