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47) 서울 노원갑 한나라당 현경병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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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참여 정치란 시민정치입니다. 시민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중요한 존재죠. 시민정치가 꽃피울 수 있도록 구조적 시스템을 갖추는 등 새 정치문화의 기반을 마련할 겁니다. 정치가 ‘양질의 대국민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습니다.”

한나라당 소속으로 서울 노원갑에 도전장을 낸 현경병(42) 한국지식문화재단 이사장은 “인터넷 덕에 다양한 정치참여가 가능해 졌다”며 “앞으로 인터넷을 이용한 시민들의 정치 참여가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씨는 또 “인터넷을 통한 선거운동으로 돈 안 쓰는 선거를 하겠다”며 “선거가 끝나면 인터넷에 선거자금도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그가 말하는 시민이란 병역·납세 등 자기 의무에 충실하고, 그 기반 위에서 자기 권리를 주장하는 한편 때로는 남을 대표하는 그런 존재이다.

“정치인들이 주도하는 ‘국민을 위한 정치’보다 시민들의 참여가 바탕이 되는 ‘국민에 의한 정치’가 더 중요합니다. 국민주권시대에 걸맞은 참여정치가 확대되고 활성화될 때만 진정한 민주주의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그는 정치인의 소양으로 능력을 가장 중시했다. 불법 정치자금 파동 등으로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소리가 높지만 국회의원이 각종 입법활동을 통해 국민에게 이익을 주고, 국가발전에 기여하려면 국가경영의 대안을 만들어 내고 이를 추진하는 능력이 필수적이라는 것. 현씨는 이와 함께 정치가 발전하려면 공정한 원칙과 엄중한 응징을 요구하는 정치문화가 뿌리를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들이 바라는 선진 정치문화는 정치인과 유권자가 함께 바뀌어야 실현할 수 있습니다. 그런 만큼 돈 받는 유권자도 함께 처벌하는 게 옳다고 봐요. 특히 선거법을 위반하거나 부패·비리에 연루된 정치인은 상당 기간 공직 출마를 제한해야 원칙이 바로 섭니다.”

현씨는 자칭 ‘국가전략 전문가’이다. 우선 성균관대 행정학과와 서울대 행정대학원 정책학과를 나왔고, 행정고시에 합격해 7년간 행정자치부·해양수산부에서 국정경험을 쌓았다. 또 행시에 패스한 85년부터 20여 년 동안 ‘국가전략 시리즈’ 5권(10권 완간 예정)을 펴냈다. 지금도 ‘한국지식문화재단’ 대표로 우리 역사와 문화, 비전·전략 등을 연구하고 있다.

그가 정치권에 뛰어든 건 그동안 쌓은 연구성과를 직접 실현하고 싶었기 때문. 4년 전 16대 총선 땐 무소속으로 경기도 과천의왕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꼭 등원해 국가운영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 보고 싶다는 그는 노무현 정부의 국정운영을 ‘무능’과 ‘비리’라는 두 단어로 재단했다.

▶2002년 11월 대전 중부대학교에서 열린 ‘CGO’ 회원의 날 행사에,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후보와 함께 참석한 현경병 CGO회장(오른쪽). 이 자리는 한나라당이 노쇠한 ‘수구’의 이미지를 벗고, 참신하고 개혁적인 젊은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자신의 주장을 당지도부가 받아들여 마련된 것이라고 현씨는 말했다. 그는 “당시 한나라당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던 20대의 대학생·청년들에게 한나라당의 변화의지를 알리는 한편 이들 젊은 층과 당 지도부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기 위해 애썼다“고 회고했다.

“지난 1년 동안 노 정권이 한 일이 뭡니까? 우선 미래에 대한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어요. 국민통합은커녕 대립과 분열이 심화됐고, 삶의 질의 양극화로 중산층으로 분류되던 건강한 다수가 몰락했습니다. 무엇보다, 격동하는 국제정세를 제대로 읽지 못해 국가의 위상을 떨어뜨리고 국익에 손실을 가져온 것이 안타깝습니다. 이 마당에 국정은 뒷전이고 총선에 매달린다는 게 말이 됩니까?”

현씨는 지난 대선 당시 전국 전현직 총학생회장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CGO’를 결성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도왔다. 그 후 한나라당 17대 총선 출마자들이 중심이 된 ‘신진연대’를 만들어 당의 개혁과 공정한 공천을 촉구했다.

“지식정보강국이 되는 게 21세기 선진국가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그러자면 전국적으로 동네마다 도서관을 세우고, 인터넷 기반을 깔아야 합니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고, 김구 선생이 전국 곳곳에 학교를 세우기 위해 힘쓴 것도 같은 뜻이죠. 오랫동안 착실히 준비했습니다. 꼭 여의도에 입성해, 동북아시대의 중심인 통일한국으로 가는 길에서 역량을 발휘해 보이겠습니다.”

주 진 월간중앙 정치개혁포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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