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비즈] 중국 최대 게임업체 ‘샨다’ 탕쥔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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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중국 최대 게임업체인 샨다의 탕쥔(唐駿·45·사진) 사장은 “한국 게임 업체는 중국 업체와 손잡아야 세계시장의 강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상하이 푸둥 IT단지 본사에서 만난 탕 사장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그는 2분기 실적 자료를 보여 주면서 “사상 최대인 분기 매출 7500만 달러에 3000만 달러의 이익을 내 43%의 이익률을 기록했다”며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중국 게임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3000여 명이 일하는 이 회사는 지난해 2억1100여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탕 사장은 “샨다의 성장은 한국산 게임 덕분”이라며 한국 기업에 공을 돌렸다. 1999년 천톈차오(陳天橋) 회장이 창업한 샨다는 2001년 한국산 게임 ‘미르의 전설2’를 ‘촨치(傳奇)’란 이름으로 서비스하면서 대박을 터뜨렸다. 이 회사는 올 연말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겨냥해 한국산 온라인 탁구게임 ‘엑스-업(X-up)’을 선보인다. 그는 “탁구는 중국 국기로 누구나 즐기는 운동이라 세계 첫 온라인 탁구 게임인 엑스-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탕 사장은 한국 게임업체에 중국은 기회의 땅이라고 말했다. 중국 인터넷 이용자가 1억6200만 명에 달하지만 아직 13억 인구의 12% 남짓에 불과한 수준이어서 온라인 게임의 성장 잠재력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도 게임을 주요 산업으로 보고 게임 산업에 매년 수백억원을 투자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단다.

탕 사장은 한국산 게임을 높이 평가했다. “한국의 인터넷 노하우와 그래픽 능력 등 온라인 게임 원천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샨다가 제공하는 갖가지 게임 중에서 한국산이 중국산에 비해 고객 불만이 훨씬 적다고도 했다. 미국과 일본이 온라인 게임 시장에 뛰어들고, 중국이 한국 기술력을 바짝 따라붙고 있지만 아직은 한국이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다만 한국산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으려면 세계 각국의 현지 문화를 게임에 반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샨다가 올해 초 한국 게임 개발회사인 액토즈소프트를 인수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란다. 그는 “액토즈소프트가 우수한 게임을 개발하면, 샨다가 이를 중국에 서비스하는 윈-윈 체제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탕 사장은 중국 베이징우전대 응용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일본 나고야대 석사(자동화), 미국 캘리포니아대 박사(컴퓨터) 학위를 딴 유학파다. 마이크로소프트 차이나 사장을 지낸 그는 2004년 샨다 사장으로 영입됐다.

상하이=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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