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뷰>MBC.TV 종합병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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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MBC-TV의 병원드라마『종합병원』은 국내에선 처음으로 의사의 직업세계를 다루고 있다.생소한 의사세계가 일반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 수 있을까 하는 애초의 우려완 달리 이 드라마는 초반부터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드라마의 인기 비결은 크게 두가지로 요약된다.첫째는 의사들의 직업세계를 지금까지 방영된 어느 드라마보다 입체적으로 파헤치고 있다는 점이다.
군대와 같이 엄격한 레지던트 1년차와 2년차의 관계,늘 수면이 부족한 근무여건,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갈등의 묘사는 막연히선망의 대상으로 의사를 바라봐온 사람들에겐 흥미로운 사실로 비쳐진다.또 대사를 의사들 전문용어 그대로 사용하 고 자막으로 설명처리한 것도 이같은 의사들의 세계를 실감있게 전달하는데 한몫하고 있다.
여기에다 의사세계에 어울리는 애정관계 설정이 이 드라마의 인기에 결정적으로 기여하고 있다.탄광촌 출신의 도훈(이재룡)을 감수성이 풍부한 휴머니스트로,미현(홍리나).정화(신은경).순영(김지수)세 여자를 그의 추종자로 설정한 것은 개 인적 감상 표출을 강요받는 조직에서 볼수 있는 설득력 있는 관계규정이다.
여기에 곁가지로 미현을 사랑하는 현일(전광열)을 등장시켜 도훈과 직업을 통해 경쟁하도록 상황을 설정한 것도 흥미있는 구성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의사세계를 묘사하는 시각의 감상성이다.『종합병원』은 군대와 같은 레지던트 사회를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그러나 그 같은 문화가 직업의 특성상 불가피하다는식의 묘사로 의사란 직업에 필요이상의 비장감을 심어 놓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외화『종합병원』의 의사들보다 유난히 힘들게 묘사되는 우리나라의사들.나라가 다르다고 해 의사란 직업의 특성에 큰 차이가 나지는 않을 것이다.『종합병원』에서 보여주는 레지던트들의 군대와같은 문화도 직업적 특성이 아니라 문화적 전근 대성이 의사세계에서 드러나는 방식에 불과하다.
『종합병원』이 전문직드라마로 성공하려면 의사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자세를 버려야 될듯싶다.
〈南再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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