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재단 결핵기금 2600억원 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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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포토]

빌 게이츠 부부(사진)가 운영하는 세계 최대의 자선단체인 빌&멜린다 재단은 결핵 퇴치를 위해 2억8000만 달러(약 2600억원)를 기부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로이터 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은 결핵 백신과 진단시약, 약품을 개발하고 있는 11개 연구기관이 기부금을 나눠 갖는다고 보도했다. 이 중 2억 달러는 초기 임상시험 단계인 6개의 결핵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애러스(Aeras) 글로벌 결핵 백신재단에 5년간 지원된다.
제럴드 새도프 애러스 최고경영자(CEO)는 “빌&멜린다 재단의 기부금을 활용, 아프리카와 아시아·유럽·미국 등에서 10개국 8500명의 환자에 대한 임상시험을 실시해 2015년까지 결핵 백신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부분적으로 효과가 있는 새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2030년까지 3000만 명 이상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머지 8000만 달러의 대부분은 10개가량의 백신 진단시약을 개발하는 데 지원된다. 빌&멜린다 재단은 앞으로 5년 내 한 개 이상의 새 진단시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의 진단시약은 결핵의 절반가량을 진단하지 못하고 있다. 초기 단계에 있는 결핵 치료약 개발도 탄력을 받게 됐다.

이번 기부는 빌&멜린다 재단이 2015년까지 결핵 퇴치를 위해 9억 달러 이상을 기부하겠다는 약속의 일환이다. 재단은 지금까지 4억5000만 달러가량을 지원했다.

야마다 다치 빌&멜린다 재단 글로벌 헬스 프로그램 사장은 “지난 5년간 엄청나게 발전한 결핵 백신 개발이 이번 기부로 더욱 탄력받을 것”이라며 “세계의 최첨단 백신 기술을 활용해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하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핵은 폐는 물론 콩팥을 비롯한 신체 곳곳을 공격할 수 있으며, 기침이나 재채기 등에 의해 박테리아가 퍼지는 전염병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결핵은 현재의 의료 수준으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지만,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가난한 나라를 중심으로 세계에서 한 해 160만 명이 이 병으로 사망하고 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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