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사법개혁 성과 치하..."생색 낼려니 약간 '미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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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사법개혁과 관련해 "이야기를 들었던 것 중에서 안 된 것이 거의 없는 것 같다"고 평가한 뒤 "어디가면 참여정부가 이것도 했다고 더러 생색을 낸다. 국방개혁도 했고 사법개혁도 했고 이렇게 생색을 내는데 속으로 약간 미안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19일 청와대에서 사법개혁 참여위원 초청 오찬간담회를 갖고 "제가 무엇을 제대로 한 게 없고 그야말로 위원회에서 정말 어렵게 결론을 내주신 것이기에 성사된 것"이라며 이같이 공을 참석자들에게 넘겼다.

노 대통령은 "공적이든 사적이든 특권 영역을 해소하고 투명성.공정성 토대위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동등한 권리 행사 이런 것이 적어도 제도적.규범적 측면에서는 20년 동안 상당한 수준으로 온 것으로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이제 숨어서 불법을 하는 사람은 있어도 내놓고 불법을 하는 사람이나 집단은 많이 줄어 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다음 단계는 이해관계 갈등을 잘 조정하고 통합하는 것"이라면서 "아직도 일부 정책 영역에서는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이해관계나 가치관 때문에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민주주의 과제라 하는 것은 대화하고 토론하고 타협하고 그래서 결론을 수렴해 공동체의 어떤 합의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으로 이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것이 원할하게 이뤄지면 성숙한 사회라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그 단계에서 여러가지 저희도 시도를 했는데 별로 성공을 못했다"면서 "성과가 좋지 않고 그랬다. 아쉬움이 많다. 저의 정치력 부족도 생각이 나고"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노 대통령은 "그런데 사법개혁과정에서 이것을 이뤄냈다"며 "끊임없는 토론을 통해 상호간의 논리로서 결정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 양보하고 스스로 각기 변화를 수용하려는 결단을 통해 합의를 만들어 냈다"고 높이 샀다.

노 대통령은 또 "여론이나 국민들은 이 점에 대해 주목하고 있지 않아 좀 섭섭하기는 하지만 굉장히 의미있는 모범이라 생각한다"며 "여러분들께 감사드리고 여기까지 오게 된 모든 기여가 여러분들 노고의 결과다"라고 치하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한승헌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비롯 위원 13명과 김신일 교육부총리 그리고 조준희 사법개혁위원회 위원장 등 위원 9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약 1시간30여분간 진행됐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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