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아자나눔장터] 경제·절약·나눔 '산 교육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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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위아자 나눔장터 개장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장터 개장을 알리는 선언식을 하고 있다. 김석산 위스타트운동본부 회장, 다카하시 다에코 주한 일본공보문화원장, 명영식 GS칼텍스 사장, 오세훈 서울시장, 송필호 중앙일보 사장, 손숙 아름다운가게 공동대표, 추칭링 주한 중국대사 부인, 이상율 2012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위 집행위원장, 신영섭 마포구청장 (앞줄 오른쪽부터). [사진=최승식 기자]

올해로 3년째인 '위아자 나눔장터'가 가족 단위의 나들이 명소로 자리를 잡았다.

16일 나눔장터 참가자의 대부분은 자녀와 함께 온 가족이었다. 물품을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가족 단위가 대부분이었다. 부모들은 "위아자 장터는 자녀가 경제를 배우고 나눔 정신을 실천하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경제'를 배우는 아이들=아빠.여동생과 함께 나와 16일 '가족 좌판'을 벌인 박현원(서울 서원초 4년)군은 "값을 흥정하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박군은 "손님이 '좀 비싸네' 하면 가격을 조금 내려 팔았다"며 웃었다.

아빠 박해룡(39)씨는 웃으며 지켜만 볼 뿐 '장사'에 끼어들지 않았다. 해룡씨는 미국계 다국적 경영 컨설팅 회사인 '디로이트 컨설팅'의 간부다. 그는 "현원이가 물건의 가격을 정하고, 흥정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경제를 배우는 것 같아 매우 유익했다"고 말했다. 현원이는 판매 시작 2시간 만에 영어 교재 비디오와 장난감 등 갖고 나온 60여 점을 다 팔았다.

이날 자녀와 함께 물건을 팔러 나온 김계화(39.여)씨는 행사 도중에 월드컵경기장 인근의 집에 다녀왔다. 팔려고 준비해 온 물건이 동나자 아들 창성(신북초 6년), 딸 수연(신북초 3년)이가 "물건을 더 가져오라"고 아우성을 쳤기 때문이다. 김씨는 "애들이 흥정을 하면서 장사 하는 모습을 보니 흐뭇했다"고 말했다.

위스타트 운동 홍보대사인 가수 바다가 축하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최승식 기자]

◆볼거리도 풍부=이날 나눔장터 행사장에는 다양한 볼거리도 마련됐다. 행사장 입구인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출구 쪽의 '청소년 광장'에서 타악 공연, 벨리 댄스, 마술쇼와 비보이 공연이 이어졌다.

이날 1시 청소년광장에서 국악 타악공연단 '공명'의 힘찬 북소리가 울려퍼지자 가족 장터의 분위기는 흥겹게 달아올랐다. 지하철로 행사장에 도착한 시민들은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한동안 공연을 관람했다. 좌판을 펼친 가족들도 한두 명씩 청소년광장을 오가며 번갈아 공연을 구경했다. 비보이 공연단 'MB 크루'가 무대에서 현란한 춤 동작을 선보이자 객석에선 "와" 하는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뉴질랜드에 살다가 2년 전 귀국한 안서영(대치초 4년) 어린이 가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장터를 찾아 알뜰 쇼핑을 한 뒤 만족해 했다. 뉴질랜드에서도 벼룩시장을 자주 찾았다는 안씨는 "나눔장터를 통해 아이들은 절약 정신을 깨닫고 가족들은 풍부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어 장터가 가족 나들이 장소로도 적당했다"고 말했다.

성시윤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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