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經濟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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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經자는「멱」가 들어 있으므로 「실」 즉 날줄을 말한다.베를 짤 때 먼저 날줄부터 쳐야하므로 날줄이 없으면 베짜기는 불가능하다.그만큼 經은 중요하다.옛 사람들은 나라를 다스리는 것도 베를 짜는 것과 다름 없다고 여겨 「經國」이라는 말을 만들어 냈다. 濟는 「」가 있으므로 「물」과 관계가 있다.「물을 건너는 것」,또는 「물을 건널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濟다.「救濟」라는 말이 있다.「구하여 건너게 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 주듯이 民生苦에 허덕이는 백성을 구제한다는 뜻에서 「濟民」이라는 말도 만들었다.
「經」과「濟」가 합쳐진 것이 「經濟」다.
여기에는 깊은 철학이 담겨져 있다.經國濟民의 준말로서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을 구제한다」는 뜻임을 알겠다.매우 거창한 말이다. 옛날 중국에서는 『經濟에는 諸葛亮』(經濟南陽一臥龍)이라는 말이 유행했었다.그렇다면 諸葛亮은 중국 최고의 「經濟家」였던 셈이다.물론 현대적 의미의 經濟學者와는 거리가 멀다.당시 經濟의 뜻은 나라를 다스리는 것이었으므로 「훌륭한 政治 家」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겠다.
지금의 經濟(Economy)를 옛날에는 食貨.貨殖.理財 등으로 표현했다.
鄭錫元〈한양대중문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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