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양극화' … 타격 선두 이현곤, 홈런 1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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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올해 프로야구는 역대 최저 타율의 홈런.타점왕과 가장 홈런.타점 수가 적은 타격왕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심정수(삼성)는 12일 현재 26홈런으로 브룸바(28홈런.현대).이대호(26홈런.롯데)와 홈런 선두권이고, 89타점으로 2위 김태균(81점.한화)에게 8점 차 앞선 1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홈런.타점왕을 노리는 선수답지 않게 타율은 0.250,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 가운데 36위다. 역대 홈런왕과 타점왕 가운데 가장 낮은 타율은 1995년 홈런.타점왕으로 MVP까지 차지했던 김상호(당시 OB)로 0.272였다. 그래도 현재 심정수와는 2푼 이상 차이가 난다.

역대 홈런.타점왕의 타율을 돌이켜보면 타자들의 '선택과 집중' 경향이 강해졌음을 알 수 있다. 김봉연.이만수.김성한으로 대표되는 80년대 장타자들은 타율도 높았다. 89년 김성한(당시 해태)이 0.280의 타율로 홈런왕, 유승안(당시 빙그레)이 0.281로 타점왕에 오르기 전까지 홈런.타점 타이틀 홀더는 모두 3할 타자였다. 하지만 2000년 이후 7차례(올 시즌 제외) 홈런왕 중 3할 타자는 2002, 2003년의 이승엽(당시 삼성)과 지난해 이대호(롯데)뿐이었다.

한편 타율(0.337)과 최다안타(138개) 선두를 지키고 있는 이현곤(KIA)은 홈런과 타점이 적다. 겨우 1홈런, 38타점을 올렸을 뿐이다. 타점이 적은 것은 팀 성적이 바닥권인 탓도 있지만 찬스에 그리 강하지 못했다는 뜻도 된다. '나 홀로' 타격을 한 셈이다. 이현곤에 가장 근접한 역대 기록으론 교타자로 명성을 떨친 장효조(당시 삼성)였다. 그는 87년 0.387로 통산 네 번째 타격왕에 올랐지만 2홈런, 58타점을 올렸다. 당시 팀당 경기 수가 108게임으로 지금보다 18경기가 적었음을 감안하면 이현곤이 할 말이 없어진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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