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대한철광개발 영양광업소 폐광여파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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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국내 최대규모의 자철광으로 명성을 누려온 강원도양양군서면장송리 대한철광개발(주) 양양광업소(소장 崔在燮)가 오는 5월30일로 문을 닫게 돼 종업원이 실직할 위기에 놓여있다.
양양광업소는 최근 공고를 통해『철광석 국제시세 하락으로 인해판로가 막혀 부득이 5월30일부터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히고 현재 노조측과 폐광에 따른 사후대책을 협의중이다.
지난33년 일본 석정광업소에 의해 개발된 양양광업소는 해방이후 삼화철광(주)과 합병됐다가 87년 현재의 대한철광개발(주)이 인수해 61년째 명맥을 유지해온 국내 최대규모의 자철광산이다. 양양광업소는 생산전량을 포항제철과 시멘트공장에 납품해 오면서 지난 80년대초까지만 해도 1천여명의 종업원에 연간 36만여t의 자철광을 생산,양양지역 경제에 큰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80년대 후반부터 인력난과 인건비 상승,채탄 심부화에따른 채탄비용 상승등으로 생산원가가 t당 4만4천원에 이르고 있으나 포항제철의 납품가는 10년째 2만5천원에 묶여 있어 경영난을 겪게 됐다.
더욱이 호주.브라질등 외국산 철광석 값은 t당 1만1천원에 불과해 연간 생산량이 86년 36만t에서 지난해 12만t으로 떨어지고 종업원수도 현재 1백65명으로 줄어들었다.
양양광업소는 현재 92만t의 매장량이 있어 현재의 종업원으로5년이상 채광이 가능하지만 올해 2만5천t을 납품계약한 포항제철을 제외하고는 납품신청업체가 전혀 없어 미납분 1만5천t을 다채우는 5월30일부터 폐광을 결정하게된 것이다.
양양광업소 李鍾國관리과장(35)은『안정적인 판로만 확보돼면 채광을 계속할 수 있으나 생산원가가 납품가의 두배에 이르는 현상황에서 더이상 경영적자를 감수할 수 없어 폐광을 결정했다』며『폐광후 골재만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주민들은 양양지역 특산품으로 국가기간산업의 중추적역할을 해온 양양광업소가 폐광하는데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폐광할 경우 대부분 40대이상의 고령인 1백65명 종업원들이 무더기로 일자리를 잃게 된다.
李善權노조위원장(48)은『이곳 광부들의 평균연령이 45세이상으로 실직할 경우 마땅한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데다 지난 87년회사 인수과정에서 새로 입사한 것으로 돼 있기 때문에 퇴직금이전세방값도 안되는 1인당 6백여만원에 불과해 폐광이 되면 가족들과 함께 모두 길거리에 나앉아야할 처지』라며『채광을 계속하든가, 아니면 실직에 따른 보상금 지급과 전업을 위한 교육훈련비지급등 생계대책을 마련해 줄것』을 호소했다.
[襄陽=洪昌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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