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의 샤프트와 헤드가 이것을 가능케 한다. 클럽의 샤프트는 볼과 임팩트 직전에 분당 200∼300번 정도 진동하고 헤드는 볼과 임팩트 후 초당 1100번 진동을 한다. 이때 클럽 헤드 에너지의 약 93%가 0.0005초 동안 볼에 전달돼 볼은 순간적으로 15% 정도 찌그러졌다가 날아가면서 펴지게 된다.
드라이버 헤드에서 어떻게 이런 큰 에너지가 나오는 걸까. 실제로 드라이버 샤프트의 무게는 약 125g이고, 헤드와 그립의 무게는 각각 200g과 52g 정도가 된다. 무게가 200g 정도인 헤드의 속도가 가지는 큰 운동에너지를 46g의 볼에 전달해 볼을 멀리 날아가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볼을 멀리 보내기 위해서는 헤드 무게가 일정하다면 헤드의 속도가 커야만 한다.
왜 골프 볼이 멀리 날아가기도 하지만 슬라이스나 훅도 발생하는 것일까. 클럽이 볼을 임팩트할 때 샤프트는 휘어짐과 진동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헤드가 볼을 임팩트하는 순간 샤프트는 헤드 무게 때문에 일정량 뒤틀리게 되는데 이것을 골프에서는 토크라 한다. 이렇게 뒤틀리는 정도에 따라 토크가 크거나 작다고 한다.
골프 클럽은 스윙할 때 휘어지며, 헤드도 비틀어짐
골퍼는 자신의 몸에 맞는 클럽을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어떤 날은 볼이 잘 맞다가도 또 다른 날은 잘 안 맞는 시행착오가 반복되는 게 바로 골프다. 이는 골퍼들의 체형 및 체력에 따라 클럽을 다운스윙할 때 헤드의 속도가 다르고 같은 클럽을 사용하더라도 헤드와 볼과의 임팩트 각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옷은 양복점에서, 구두는 수선점에서 알맞게 수선해 달라거나 다시 맞출 수 있다.
마찬가지로 어떤 골퍼가 현재 가지고 있는 클럽이 몸에 안 맞으면 수선을 하거나 클럽을 새로 구입해야 한다. 하지만 일반인으로서는 클럽이 옷이나 구두처럼 몸에 잘 맞는지 안 맞는지를 잘 알 수가 없다. 그러므로 골퍼들은 클럽의 피팅(fitting)을 전문으로 하는 ‘골프 병원’에 가 진단을 받아 몸에 맞는 클럽을 찾아야 한다. 이제는 골프인구가 수백만이라고 하니 서양인 기준이 아닌 한국인의 체형에 알맞은 골프 클럽의 기준도 나와야 할 것이고, 클럽을 몸에 맞도록 조정해 사용하는 것도 보편화돼야 할 것이다.
김선웅 고려대 교수·물리학
◆약력=고려대 물리학과·대학원 졸업, 물리학박사, 국방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 역임, 한국물리학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