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 하루만 요란-정부 숫자조차 파악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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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장애인의 날은「행사용」인가.
올해도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정부와 유관단체가『장애인을내가족처럼 생각하자』고 목청을 높이고 여러 행사를 준비하고 있지만 장애인복지는 여전히 사회의 관심밖에서 제자리걸음이어서 요란한 행사가 장애인들에게는 소외감만 더한다.
일부 기업등에서 장애인전용공장을 설치하는등 남다른 관심을 보이는 사례가 없는것은 아니지만 이는 극히 예외이고 정부부터 가장 기본적인 장애인의 숫자와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태조사=보사부는 국내 장애인 숫자를 1백만명,의료계는 2백50만명,장애인단체등은 4백만명으로 각각 추산하고 있다.그러나 정확한 실태조사는 한번도 이뤄진적이 없고 장애인들도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등록을 외면하고 있어 등록장애인수 는 32만명에 불과하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 張基哲씨(52)는『세계보건기구(WHO)가 한나라 인구의 10~20%를 장애인으로 보고 있는데 교통사고.
산재가 많고 한국전쟁과 월남전 참전을 겪은 우리나라가 1백만명이 안된다는 것은 장애인 정책의 부재를 그대로 드 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감소=장애인고용촉진공단(이사장 安聖赫)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장애인 고용의무가 있는 3백인 이상 업체 2천1백58개에 고용된 장애인 수는 전체고용의무인원 4만87명의 22%에불과한 8천8백43명.
이는 전년도의 2천1백63개업체 9천99명에 비해 2백56명이 줄어든 것.정부가 90년9월 장애인고용촉진공단을 설립,91년 장애인고용촉진법 시행등의 조치를 취했고 장애인 의무고용비율도 91년 1.0%,92년 1.6%,93년 2.0 %로 해마다상향조정해 왔지만 기업에 의해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는 셈이다.
◇편의시설부족=교통문제를 연구하는 시민단체인 녹색교통운동(의장 鄭允光)의 1백13개 서울지하철역의 장애인 편의시설 실태조사결과 장애인을 위한 경사로와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곳은 지하철3호선 학여울역 한곳뿐이며 그나마 1개씩만 갖춰져 있는 것으로드러났다.
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안내도와 유도블록이 설치된 역이 네곳에 불과하며 자동개찰구의 시설도 폭이 90㎝에 못미쳐 휠체어가 통과할수 없어 정상인에게는 더없이 편리한 지하철이 장애인들에게는 이용불가능한 시설로 드러났다.
〈金泳燮. 李夏慶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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