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땅값 안정세 계속될까/「공시지가 하락」 따른 부동산시장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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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투기억제로 당분간 내림세/규제완화·경기동향이 “변수”
올해들어서도 땅값이 떨어지고 있다.
지난 23일부터 건설부가 조사하고 있는 1·4분기 전국의 지가도 하락률은 둔화됐지만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잠정적으로 집계됐다.
1·4분기 지가에 대해 건설부 관계자는 『조사결과가 나오는 4월 중순께야 정확한 하락률을 알 수 있지만 지난해 4·4분기 하락률 1.64% 보다는 다소 둔화된 것으로 잠정적 집계되고 있다』고 말했다.
땅값은 정부가 75년부터 공식적으로 지가를 조사하기 시작한 17년동안 줄곧 오르기만 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92년 2·4분기부터는 내림세로 돌아서 그해에 1.27%,93년에 7.38%씩 하락했다.
지난해 풀린 토지에 대한 규제가 가시화되면서 올 1·4분기에 역시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고,94년 표준지 공시지가 조사대상지역의 거의 절반에 가까운 곳의 땅값도 내린 것으로 나타난 부동산시장이 앞으로 어떤 그림을 보여줄 것인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토지이용에 관한 각종 규제완화는 계속 추진하지만 투기는 철저히 막겠다는 정부의 기조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측은 안정세를 강조한다.
반면 과거의 투기억제책이나 토지공개념제도가 널뛰는 부동산값을 잡았다기보다는 통화량 조절과 인플레 억제의 실패,경기과열 등이 부동산가격을 부추겼다고 보는 사람들은 올해도 상승의 여지가 충분하다고 본다.
◇서강대 김경환교수(도시경제학)=제한된 국토를 최대한으로 활용하자는 방향으로 토지관련 법률이 개정되고 규제가 대폭 완화돼 토지공급이 늘어나게 됐다. 또 토지공개념제도 때문에 토지를 보유하는데는 경제적 부담이 너무 크다. 이런 측면으로 보면 올해 부동산가격은 안정세를 유지한다.
반면 외국자본의 유입으로 통화량이 늘어나고 외국인 또는 외국법인에 토지이용이 개방되면 이는 부동산시장을 흔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럭키금성경제연구소 김성식 선임연구원=최근 공장용지를 중심으로 토지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투기를 막는 제도적인 장치는 물론 금융실명제 실시로 부동산으로 유입되는 자금을 지켜보는 기능이 단단해 부동산가격이 현재의 틀을 깨고 반전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올해는 적어도 투기수요가 발을 붙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이나 경기가 과열되고 가용토지가 줄어드는 조짐이 나타나면 계속적인 안정세를 장담할 수 없다.
◇국토개발연구원 오진모 토지연구실장=토지전산망에 이어 주택전산망이 올해안에 구축돼 내년부터 실시될 계획이어서 부동산가격이 오를 가능성은 적다. 하지만 토지에 대한 규제완화의 폭이 넓은데다 부동산경기의 주기로 보아 올해가 침체에서 벗어나는 상승곡선상에 자리잡고 있는 점이 불안요인으로 판단된다.
더욱이 현재 경기회복의 추세로 미뤄 하반기부터는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내지만 과거와 같은 급등은 보이지 않을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 손재영 연구위원=농지이용을 확대하는 등 토지이용관리법이 획기적으로 개정되면서 토지관련 규제가 큰 폭으로 풀려 땅값 안정에 역작용을 할 가능성이 크다. 가장 크게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경기의 추이다. 차츰 회복세를 보이는 경기가 뜨거워지면 부동산도 과열될 가능성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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