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 이명박 후보 만나 DJ 비판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左)가 30일 서울 청구동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의 자택을 방문해 김 전 총재와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오종택 기자]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30일 오전 김종필(JP) 전 자민련 총재의 청구동 자택을 방문했다. 이 후보는 경선 승리 후 인사차 국가 원로들을 찾고 있다.

이 자리에서 전날 이 후보가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만난 얘기가 나왔다. 이 후보가 DJ에게 "한쪽으로 너무 치우치지 말아달라"고 당부한 데 대해 JP는 "잘했다. (DJ도)느낌이 있겠죠"라고 반겼다.

이어 이 후보가 "(DJ에게) 필요한 얘기는 했다"고 하자 JP는 "보도를 보고 듣고 했는데 (DJ가) 자꾸 너무 (정치에)관여를 하는 것 같다"며 DJ의 최근 행보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날 면담은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1시간가량 이뤄졌다.

이 후보가 먼저 "총재님이 늘 염려해주셔서…"라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러자 JP는 "좋은 나라가 되어야 될 테니까 뒤에 물러앉아 있는 사람도 걱정이 안 되겠느냐. 너무 노골적으로는 안했지만…"이라고 인사했다. 경선에서 이 후보를 지지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대목이다. JP는 박근혜 전 대표의 사촌형부다. 다음은 일문일답.

▶JP="(범여권 주자들이)열몇 명씩 한 당에서 (대선 후보가) 나오는 거 보니… 과거에는 그런 일이 없는데…. 한나라당은 무게있게 당에서 의사들을 결정했기 때문에 옆에서 보면서 느낌이 여러 가지가 있다."

▶이 후보="국민이 걱정을 많이 했는데 현재까지는 비교적 성공적으로…."

▶JP="만나면 말할까 했는데, 될 수 있는 대로 톤을 낮춰 천천히 얘기하라."

▶이 후보="그렇게 준비하고 있다."

▶JP="경선 과정에서 너무 감정적인 것이 많아 보였는데 후보는 모두 끌어안는 것이 좋을 것이다. 소이부답(笑而不答.웃을 뿐 대답하지 않는다)하라. (이) 후보가 그 동안 잘 웃어넘기더라. 이제 나이 먹은 사람들 얘기도 잘 들어야 할 것이다."

▶이 후보="말씀 많이 해주시라."

▶JP="하지 말라 해도 할 것이다. (나를)부려먹어 보라."

이어 이 후보는 여의도 당사에서 닝푸쿠이 주한 중국대사의 예방을 받았다.

신용호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