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기지 내 일제 감옥 등 원형 보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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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한국에 반환될 예정인 용산 미군기지 안에 일제 시대 건축물이 다수 보존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동선(한국예술종합학교.근대건축사) 교수는 24일 "용산 미군기지에 대한 여덟차례의 답사를 통해 옛 일본군사령부 시설과 감옥.관사, 미.소 공동위원회의 소련군 숙소 등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일제는 1908년 미군 용산기지 터에 조선주차군(일본군사령부)을 설립했고, 이후 태평양전쟁에서 승리한 미군이 점령군으로 조선주차군 시설을 접수해 용산기지를 세우면서 일본군 시설 다수가 보존됐다는 것이다. 미군은 일본군이 남긴 건물 내부 일부를 고치기는 했지만 외형은 그대로 둔 경우가 많았다.

우교수는 "광복 후 신탁통치와 임시정부 수립과 관련해 미.소 공동위원회가 열릴 당시 소련군 숙소로 쓰였던 건물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 군대가 계속 주둔했던 아픔이 서린 곳이지만, 후세에 교훈을 주기 위해 역사적 가치가 있는 주요 건물은 보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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