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2세 대기업 해외진출 선봉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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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국제 경영학 분야에서 유능한 인재를 배출하기로 소문나 있는 美國의 선더버드대학원에서는 학생들에게「現地化능력」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손꼽고 있다.
국제경영에서는 나라간의 교역.통관등에 관련된 실무능력등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얼마나 그 나라를 이해하고 그나라 사람과 비슷해질수 있는가」가 성패의 중요 관건이라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 해외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는 국내 대기업들에「교포2세」는 소중한 자원이다.
「국제화」「세계경영」「글로벌리제이션」등의 이름아래 母國과 母國기업들을 위해 국내외에서 뛰고있는 교포2세들은 나라간,또는 기업간의 문화.언어.상거래에 있어서의 차이를 훌륭히 메워주고 있을 뿐아니라「現地化」된 능력을 바탕으로 국내기업의 해외진출에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국내주요 대기업들의 교포2세 채용은 해외현지법인.종합상사 현지사무소등을 중심으로 10~20명 규모로 이뤄지고 있으며갈수록 그 숫자가 늘고있다.
담당업무도 과거에는 통역이나 단순업무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관리.영업은 물론 주요부서에서 책임자의 역할을 할 정도로 확대됐다.이처럼 교포2세의 비중이 커지는 것은 2세들의 경우 1세와는 달리 현지에서 자라나 언어는 물론 문화이해측면에서 현지인과 거의 같은 수준인데다 1세들의 높은 교육열로 인해MBA(경영학석사).엔지니어등의 고급인력들이 많이 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선경그룹의 美洲경영기획실은 20명의 직원중 12명이 교포2세로 이뤄져 있다.
이들 12명은 모두 하버드.코넬.MIT등 명문대출신으로 5만~10만달러의 연봉을 받는다.
이들의 채용은「국제경영을 위해서는 국내인력으로는 한계가 있고現地化된 우수인력이 필요하다」는 崔鍾賢회장의 판단에 따른 것인데,美洲경영기획실의 경우 86년 설립이후 이들 교포2세 인력을기반으로 여러 사업을 추진해왔다.
신규 유망사업 발굴.외국기업 인수합병.3각무역 거래 추진등에이어 최근에는 금융.유통시장 진출도 추진중에 있다.
三星그룹의 경우는 해외전문가제도.어학연수등을 통해 국내직원의국제화능력을 향상시켜 해외진출에 활용한다는 것이 현재의 기본원칙이나 최근 들어서는 종합상사 해외사무소등을 중심으로 교포2세의 채용비율이 높아지고 있다.三星측은 또 반도체 .전자부문등 최첨단 기술분야에서 능력이 뛰어난 在美 교포2세들을 스카우트,현재 국내에서 활동토록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교포2세등 해외우수인력의 스카우트를 위한 팀까지 구성해 놓고 있다.
럭키금성그룹은 (株)럭키의 연구개발분야에 10명의 在美.在日교포2세를 채용,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東洋그룹의 경우는 東洋증권이 금융거래등에서 뛰어난 경험을 갖고있는 교포2세 2명을 국제영업파트에서 활용하고 있다.
日本에서 대학을 마치고 84년 럭키금성그룹의 공채로 입사,현재 金星社 마키팅 전략실에서 日本기업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金治源과장(37)은『최근 들어 나의 경우처럼 日本에서는 한계를 느낀 2세들이 국내기업을 위해 뛰는 일에 많은 관심 을 갖고 있다』며『기업들이 국내외에서 이들 인력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국제화에도 도움이 되고 2세들에게도 긍지가 될 것』이라고말했다. ***소중한 人的자원 12세때 美國에 이민간후 코넬大MBA를 마치고 현재 鮮京 美洲본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宋承宰씨(29)도『2세들의 의식이 너무 서구화됐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우리기업들의 국제화에 소중한 인적자원이 될 수 있는 것 으로 이해해 달라』며『최근 韓國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교포2세들의 자긍심은 매우 높고 그결과 한국기업을 위해 일한다는 것에 많은 보람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李孝浚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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