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자, 공장 떠난 그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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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자세한 내용은 www.joinsland.com 참조>.

서울 지역의 공장 터가 아파트와 복합단지로 속속 개발되고 있다. 사진은 영등포 옛 경방 공장 부지에 들어설 초대형 복합단지 건설 현장. GS건설이 시공을 맡고 있다.


 ◆아파트 등 주거단지로 속속 탈바꿈=공장 터가 ‘아파트 촌’으로 개발된 대표적 사례는 구로구 신도림동 일대에 조성된 대림 e-편한세상 브랜드타운(1~7단지)이다. 한국타이어 공장 터였던 이곳에는 현재 총 4224가구의 대림아파트가 들어서 이 일대 집값을 주도하는 등 지역 랜드마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004년 도봉구 창동 삼풍제지 부지에 들어선 북한산 아이파크(2061가구)도 공장 터 이미지를 털어내고 지역 내 인기 단지로 자리 잡았다.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인 곳도 많다. 주로 영등포구 당산·문래동, 구로구 오류동, 금천구 시흥동 등 서울 서남권에 몰려 있다. 성동구 뚝섬 부근과 서초구 서초동 등 인기 지역에서도 개발 바람이 불고 있다.

  영등포에선 현재 영등포역 앞 경방필백화점 일대의 옛 경성방직과 문래동 방림방적 및 대선제분 공장 터에서 지역 가치를 업그레이드시킬 만한 초대형 복합단지 개발이 진행 중이다. 인근 구로구 신도림동 옛 기아자동차 출하장 터와 한국타이어 공장 용지에 각각 들어서는 복합쇼핑몰 ‘신도림 테크노마트’와 오피스텔 단지 ‘신도림 푸르지오’(옛 대우 미래사랑시티)는 올해 말 완공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분양을 앞둔 단지도 있다. 반도건설은 영등포구 당산동4가 옛 대한통운 물류창고 터에 짓는 아파트 반도 유보라 팰리스 299가구(108∼251㎡)를 이달 말 일반분양한다. 금천구 시흥동 옛 대한전선 공장 터에서는 영조주택이 지상 최고 65층 규모의 주상복합타운 건립을 추진 중이다. 동부건설은 구로구 오류동 옛 동부제강 부지(9만71902㎡)에 호텔·사무실·상가 등이 들어서는 매머드급 복합단지를 지을 예정이다.

  영세 공장과 낡은 주택이 혼재한 성동구 성수동 일대 준공업지(179만㎡)도 개발 열풍에 휩싸였다. 성동구와 주택공사는 성수동 준공업지와 주변 지역 436만㎡를 2015년까지 고급 주거단지와 첨단 산업시설이 공존하는 직주 근접형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중랑구 상봉·망우동에서는 모두 세 곳의 옛 공장 부지가 개발 중이다. 두 곳은 이미 복합단지 건립 공사가 시작됐다. 상봉동 옛 강원산업 연탄공장 부지는 주거·상업단지로 개발될 예정이다. 강남권 금싸라기 땅인 서초구 서초동 롯데칠성 물류센터 부지(3만3660㎡)도 초대형 복합단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롯데건설은 이곳에 호텔·백화점·주상복합아파트·뮤지컬센터 등을 지을 예정이다.  

◆부동산시장 술렁…유의점 많아=개발 기대감에 주변 지역 집값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신도림동 ‘대성 디큐브시티’ 분양의 뒷바람을 타고 인근 동아2차 아파트 82㎡(25평형)는 한 달 전보다 3000만원 가량 올라 3억1000만∼3억3000만원을 호가한다. 당산동 대한통운 물류창고와 가까운 동부센트레빌 102㎡(31평형)의 경우 매매 호가가 5억5000만~6억5000만원으로 한 달 전보다 5000만원가량 올랐다. 당산동 우리공인 최명숙 사장은 “영등포와 당산동 일대 옛 공장 터에 고급 주거단지와 복합 상업 건물이 속속 들어설 경우 기존 아파트 몸값도 뛸 것이라는 기대감에 집 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는다”고 전했다. 하지만 공장·물류센터 개발 부지 인근 부동산 투자에 대해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많다. 개발 기대감으로 시세가 상당히 오른 데다 주변 여건이 낙후된 곳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준공업지의 경우 대부분 고급 주거환경의 ‘필수 항목’인 학군 조성이 미흡하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주변에 학교가 많지 않아 인근 지역으로 통학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공장 부지 개발이 완료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며 “장기 투자 관점에 서 접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조철현·함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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