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공사 적자에 허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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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외환보유액의 효율적 운용을 위해 2005년 설립된 한국투자공사(KIC)가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26일 ‘재경부 2006년 결산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KIC의 지난해 당기 순손실과 결손금액은 각각 51억2787만원, 70억9264만원에 달했다. 특히 한국은행·재경부에서 위탁한 자산은 200억 달러에 달하는데 지난해 운용실적은 10억 달러를 투자한 것이 고작이었다.

  이처럼 KIC가 제대로 돈을 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한국은행과 맺은 투자 규정 때문이다. 규정에 따라 KIC는 신용등급이 BBB 이상인 회사채 등 안전자산에만 투자할 수 있다. 주식 투자도 미국·유럽·일본 같은 선진국만 가능하고, 최근 급등세를 타고 있는 중국 등 개발도상국에 대한 투자는 불가능하다. 부동산이나 자원개발 투자도 안 된다. 이처럼 규제가많다 보니 돈 굴릴 곳을 찾지 못하는 것이다. 중국·싱가포르·노르웨이의 국영 외환투자회사들이 수천억 달러의 외환보유액을 개발도상국 증시와 부동산에 투자하는 점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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