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미와 또 “인권마찰”/미 국무 방중앞서 반체제인사 5명 구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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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크리스토퍼 방문취소 가능성
【북경·워싱턴 로이터·AFP=연합】 미국으로부터 무역최혜국(MFN) 지위 경신조건으로 인권상황 개선 압력을 받아온 중국이 10일로 예정된 제8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2차회의 개최를 앞두고 4일 대표적인 반체제 인사 웨이징셩(위경생) 등 5명을 체포,구금함으로써 양국관례가 다시 긴장국면을 맞고 있다.
전인대 기간중의 소요사태를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이번 반체제인사 구금조치는 특히 워런 크리스토퍼 미 국무장관의 방중을 1주일 앞두고 양국간에 인권문제가 민감한 사안으로 제기되고 있는 시점에서 취해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중국의 반체제인사 구금조치와 관련,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아주 엄중한 성명을 보냈으며 중국이 취한 조치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중국정부에 위 등 구금자 5명의 소재 및 지위에 관한 정보를 요청하는 한편 북경주재 미 대사관에도 긴급 정보수집 훈령을 내렸다.
미 국무부는 이와관련,11일부터 예정된 크리스토퍼 장관의 중국방문이 취소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크리스틴 셸리 국무부 대변인은 『만일 위 등 반체제운동가 5명의 구금이 사실이라면 이는 크리스토퍼 장관이 중국에서 가질 대화에 가장 불행한 여건을 조성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앞서 중국은 이날 위를 비롯,지난해말 결성된 반체제단체 「평화헌장」 발기인겸 후원자인 자오궈창(조국강)·치앤위민·바오궈 등 반체제인사 5명을 구금했다고 이들의 측근과 서방 인권단체 등이 외국통신사에 알려왔었다. 중국 반체제 소식통들은 89년 천안문사태 당시 학생운동 지도자였던 왕단도 2일 북경의 형집에서 경찰에 연행돼 24시간 구금됐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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