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도 감탄한 모스크바 에어쇼 "러시아, 군사장비 선도국 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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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21일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주콥스키에서 열린 MAKS-2007 에어쇼 도중 Su-27 전투기 한 대가 플레어를 발사하며 비행하고 있다. 플레어는 열추적 미사일을 따돌리기 위해 내뿜는 고온의 불꽃이다. [주콥스키 로이터=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군사대국화를 재천명했다. 21일 모스크바 인근 주코브스키에서 열린 맥스-2007 에어쇼에 참석한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항공기 생산에서 수십 년간 서방사회에 뒤처져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군사장비 생산을 선도하는 국가가 되게 하겠다"며 군사력 강화를 위한 군용기 증산 계획을 밝혔다. 석유와 천연가스 등 풍부한 에너지 자원으로 튼튼해진 국가재정을 바탕으로 옛 소련의 군사강국 지위를 되찾기 위한 전력 강화를 가속화하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맥스-2007 에 어쇼에 참석해 전투기들의 비행을 보고있다. [주콥스키 로이터=뉴시스]

푸틴은 또 "최근 경제력을 회복한 우리 러시아는 앞으로 첨단기술 개발에 특별히 신경을 쓸 것"이라며 "군용기뿐 아니라 민간 항공기 생산도 대폭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1992년 소련 해체 이후 최대 규모로 열린 이번 에어쇼에는 신형 엔진 및 레이더를 장착한 Su-32와 Su-35, 성능이 향상된 미그-29OVT 및 미그-35를 비롯한 첨단 전투기들이 선보였다. 개막식에는 푸틴 대통령과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총리를 비롯해 39개국 787개 기업.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6월 미국 미사일방어(MD) 체계에 맞서기 위한 핵미사일 배치 계획을 발표한 푸틴 대통령은 2015년까지 대규모 방공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17일에는 "핵 탑재가 가능한 장거리 전폭기 비행훈련을 15년 만에 재개하겠다"고 선언, 국제사회를 긴장시켰다.

이와 관련, 미 일간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는 "러시아는 전력 강화를 위해 향후 7년간 2000억 달러(약 189조원)의 국방예산을 책정한 상태"라며 "석유와 천연가스 수출로 여유가 생긴 러시아가 소련 시절 '군사강국'의 지위를 되찾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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