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팡질팡 日 HDTV 송수신방식-에널로그 고수 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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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日本에서는 지금 차세대 고화질(HD)TV의 송.수신 방식을 현재의 애널로그방식으로 할 것인가,디지틀방식으로 바꿀 것인가에대한 논란이 한창이다.
디지틀化를 꾀하겠다던 日本 우정성의 에가와 아키마사(江川晃正)방송행정국장은 23일 만하루도 못돼 발언을 번복했다.에가와 국장의 이같은 발언번복은 약 1조엔(약7조5천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연구비를 들여 개발,애널로그방식의 HDTV 를 막 보급하려던 NHK와 가전업계의 맹렬한 반발때문이다.
애널로그방식의 HDTV는 지난 64년 NHK가 개발에 착수,1백90억엔을 투자한 끝에 89년6월 실험방송에 성공한 뒤 91년 11월부터 이미 하루 9시간씩 시험방송을 하고 있다.우정성과 NHK는 97년부터 애널로그방식으로 본방송을 실시한다는 계획도 세워놨다.일본가전업계는 이에 맞춰 대대적인 시설투자도 해놨다. 이같은 상황에서 느닷없이 디지틀化 발언이 나와 법석이일어난 것.
일본 우정성이 갑자기 디지틀 방식으로의 전환을 발표했던 배경은 현재 미국과의 무역역조 논쟁이 가열되고 있는 마당에 미국에기술개발경쟁에서 양보한다는 정치적 측면과 애널로그방식을 고집할경우 미국이 야심적으로 추진중에 있는 정보슈퍼 하이웨이 개발 참여에서 완전히 뒷전으로 밀리게 된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미국은 백악관을 중심으로 정보슈퍼하이웨이라는 첨단 정보통신시스팀을 추진중에 있는데 이는 영상.음성.도표등 정지영상은 물론,컴퓨터와 상호연계되는 멀티미디어방식의 최첨단정보교환시스팀의 디지틀방식으로 운영된다.
따라서 일본은 앞으로 수천억달러가 넘는 시장을 갖게될 미국의정보슈퍼하이웨이개발에 참여하려면 부득이 디지틀방식을 수용하지 않을수 없는 입장이다.
波長의 전파는 애널로그 신호이지만 이같은 波形을 아주 세분화해「00100110」등 2진법의 숫자열로 교환하면 디지틀이 된다.따라서 애널로그방식보다 디지틀방식은 화상이 선명하다.
또 멀티미디어 시대에 각 가정에 광섬유통신망이 깔리게 되면 TV는 단순한 수상기가 아니라 퍼스컴.디지틀 전화등과 함께 멀티미디어의 정보단말기 역할을 하게된다.
기술면에서나 국제적인 추세, 최근의 美日무역마찰등을 고려할 때 디지틀化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일본 정부는 애널로그방식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포기할 수 없다는 일본 가전업계와의 사이에서 진퇴양난의 입장에 처해 있는 것이다.
[東京=李錫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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