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제자리 잡아가는 주총-소액주주 발길 잦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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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자본주의의 꽃」이라는 주주총회 시즌이 시작됐다.
전체 상장사의 3분의 2인 12월 결산법인 대부분이 이달 말까지 주주총회를 연다는 일정을 잡아놓고 있다.
총회꾼의 훼방등을 피해 쉽게 주총을 치르자는 상장사의 한날 한시 무더기 주총은 올해도 마찬가지여서 대부분의 회사들이 25일과 26일,28일 오전 10시에 맞추어 한꺼번에 주주총회를 열 준비를 하고 있다.
22일 오전 상업은행 주총이 열린 본점 11층 회의실.
지난해 주총이 평균 38분(상장사 협의회 조사)의 초고속이었던 반면 올해 주총은 그 두배에 가까운 1시간 30분이 걸렸다. 은행장이 지난해의 실적과 올해 경영계획을 비교적 상세히 설명하고『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양그룹의 처리방침을 밝혀달라』는 일반주주들의 질문에 답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3백여명의 주주가 참석한 이날 주총에는 높아지는 일반주주의 관심을 반영,주부 차림의 40~50대 여인 50여명이 참석해 이채를 띠었다.
자기회사 직원을 동원해 판을 주도하는「짜고치는」주총이 여전히곳곳에 남아 있지만 주총에 참가,주주의 권리를 행사하고 현장에서 기업의 이야기를 들어보겠다는 소액주주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는 것이다.이에따라 올해 주총회장 주변에는 총회 꾼이 사라지고선심성 선물대신 재무제표등 회사 경영자료들이 대거 등장했다.
증권업계의 관계자들은『기업들도 흡수.합병등 안팎의 경영환경이불투명해지면서 주주관리(IR)에 그만큼 신경을 쓰지 않을수 없다』며 주총에서의 회사 경영실적과 경영방침의 설명이 점점 충실해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李哲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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