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올림픽>쇼트트랙은 한국의 마지막 빙상 자존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릴레함메르(노르웨이)=劉尙哲특파원]단 한개의 메달이 아쉽다. 당초 금메달 3개를 획득,2회연속 10위권 진입의 야망을 불태웠던 한국팀이 이제 종반전의 문턱을 눈앞에 둔 시점에선 동메달 한개가 아쉬운 형편에 처하고 말았다.
지난 92알베르빌올림픽에서 2개의 금메달을 안겨줬던 전통적 메달밭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이 23일 새벽(이하 한국시간)스타트,본격적인 메달사냥의 기대를 모으지만 현지훈련과정에서 드러난상대팀들의 전력이 예상외로 막강,낙관을 불허하고 있다.
이번대회 쇼트트랙에 걸린 금메달은 지난대회보다 2개 늘어난(남 5백m.여 1천m)6개.
그러나 한국이 출전하는 종목은 5개다.
전력이 강하고 고른편이어서 우승은 떼어논 당상이라고 여겼던 남자5천m릴레이 출전권을 지난93년 北京세계선수권대회에서의 예선탈락이란 부진으로 놓친 까닭이다.
그것도 우리선수간 과열경쟁의 알력 탓이란 껄끄러운 앙금을 남겼었다. 따라서 지난12일 이곳에 도착,이튿날부터 5일간 오슬로에 따로 링크를 빌려 마무리 훈련을 마친 한국남녀쇼트트랙팀은남녀모두 1천m레이스에서 사생결단의 한판승부를 펼친다는 필승작전을 세웠다.
5백m의 경우 서구와 중국선수들에게 체구에서 밀려 좀처럼 선두를 잡기 어렵고 여자3천m계주는 입상 가능성은 높지만 지난대회 우승팀 캐나다를 비롯,중국.미국등의 전력이 워낙 탄탄해 금메달까지 바라보기엔 무리라는 판단에서다.이미 지난 올 림픽에서남자부 2개 전종목을 휩쓸며 겨울올림픽 사상 최초의 10위진입이란 영광을 선사했던 한국쇼트트랙으로선 은.동메달이 양이 차지않는다. 팀전체의 사기를 좌우할 초반승부는 23일 오전3시에 벌어지는 남자1천m.
지난대회 2관왕 金琪焄(조흥은)과 백전노장 李準鎬(쌍방울),신예 蔡智薰(연세대)등이 93세계선수권 1천m 우승자인 마크 가그논(캐나다),5백m와 1천m에서 각각 세계최고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미르코 브이레르민(이탈리아),마이클 맥밀런(뉴 질랜드)등 강호들과 접전을 벌일 전망이다.
『미끄러지게 마련인 얼음판의 승부는 아무도 예측할수 없다』는이곳 金雲龍대한체육회장의 말만큼이나 레이스가 끝나봐야 결과가 나올 박빙의 승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