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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따라 별난 ‘요리 합중국’ 이탈리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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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호 28면

이탈리아가 지금의 하나의 나라로 통합된 것은 불과 150여 년 전. 1861년에 통합되기 전 이탈리아 반도에는 여러 개의 독립된 나라가 존재했다. 문화, 관습, 정치적 생각이 달랐을 뿐 아니라 서로 전쟁을 하던 적이었으며 음식, 요리법, 요리 재료도 서로 다른 나라들이었다. 일반적인 생각에는 이탈리아 사람들은 모두 올리브유로 야채를 볶을 것 같지만 실상은 좀 다르다. 정치성, 문화 관습이 각기 다른 이탈리아 지방은 요리의 재료도 다르고 조리법도 다르다. 통합되기 전까지 다른 나라였다는 이유만으로도 음식이 다를 것이지만, 그보다는 지형적인 영향을 더 받는다고 할 수 있다.

지역별 기후 따라 농작물도 차이
이탈리아는 남북으로 긴 장화 모양을 하고 있다. 지중해 중앙부, 북서에서 남동으로 약 1200㎞에 걸쳐 장화 모양을 한 반도와 시칠리아·사르데냐 두 섬으로 구성된다. 북쪽은 알프스 산맥을 경계로 해 프랑스·스위스·오스트리아와 접하며, 동쪽은 아드리아해 서쪽은 티레니아해에 접해 있다. 길게 뻗은 장화 모양의 좁다란 지형은 해안선이 2400㎞나 둘러 있는 나라다. 지금의 피에몬테, 롬바르디아 지방에 가까운 알프스 산맥지방은 남부 시칠리아 칼라브리아 지방과는 기후가 다르다.

남북으로 1200㎞의 위도 차이가 나니 우리나라의 남북 길이와 비슷한데 호랑이의 하반신인 대한민국의 서울에서 부산까지 450㎞와 비교해 본다면 기후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짐작이 갈 것이다. 북쪽은 아무래도 남쪽보다 춥고 알프스 방향인 북쪽으로 갈수록 비도 더 많이 온다. 토스카나, 움브리아, 에밀리아로마냐 등의 중부지방과 남부는 별다른 큰 차이가 없지만 확실히 시칠리아, 칼라브리아 지역은 햋빛이 많고 여름에 비가 덜 오고 전형적인 지중해성, 아열대성 기후를 보인다.

이처럼 기온·강수량이 다른 지리적인 차이는 요리 재료인 농작물의 차이로 이어진다. 산맥이 전 국토의 대부분이고 평야지역은 5분의 1에 해당하기 때문에 지형적으로도 요리 재료는 또 달라진다. 올리브유의 경우도 남부지방에서 올리브나무가 더 많이 자라기 때문에 요리에도 올리브유를 많이 쓰는 곳은 역시 나폴리 남쪽지역이다. 알프스 산맥에 가까운 북쪽 지방에서는 요리에 버터를 많이 사용했다. 이탈리아 요리에는 무조건 올리브유가 아니었던 것! 물론 교통이 발달한 현대에는 남쪽의 올리브유가 점차 북쪽으로 유통되어 150년 전의 요리문화가 지방마다 독립적으로 확연히 구분되는 것이 좀 모호해졌을 테지만 그래도 그 지방마다의 특색은 어디엔가 남아있다.
이탈리아 요리의 이름을 보면 지방색을 고스란히 간직한 이름들이 많다. 예를 들어 뇨키알라로마나(Gnocchi alla Romana)는 로만 스타일의 세몰리나 밀가루로 만든 덤플링이다. 움브리아 스타일의 브루스케타인 브루스케타 움브리아(Bruschetta Umbria)도 지역명이 들어가는 요리다. 요리에 들어가는 재료, 조리법이 그 지방의 전통적인 스타일에서 기인한 것이다. 피에몬테 지방부터 사르데냐에 이르는 18개 지방의 특색은 알수록 재미있고 같은 것도 다르게 먹는 재미를 선사한다.

요리 이름만 봐도 지방색 뚜렷
피에몬테 지방은 이탈리아의 가장 서북쪽 지방으로 프랑스와 가깝기 때문에 여러모로 프렌치 스타일이 요리에 보인다. 피에몬테 지역에서 나는 좋은 우유 때문이기도 하지만 버터를 많이 쓰는 것도 이 영향이다. 바롤로와 바바레스코로 유명한 와인산지인 동시에 질 좋은 우유가 생산되고 육류와 야채, 치즈도 좋은 재료다. 해산물이 들어간 요리는 다른 지방에 비해 적은 편이나 앤초비는 피에몬테 지방에서 가장 사랑받는 해산물 재료다.

피에몬테 지방 사람인 카를로 페트리니는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고수해 나가고 농사부터 전통적이고 자연적인 방법으로 재료를 생산해 친환경적으로 모든 것을 만들어내는 슬로 푸드 운동을 일으킨 주인공이고, 피에몬테 지방은 슬로 푸드 문화를 이끌어 가고 있는 지역이다.
피에몬테는 또한 훌륭한 디저트들이 많은데 계란 노른자를 휘핑해 만든 자바이요네(zabaglione)는 이 지방의 와인인 바롤로에 절인 살구, 배 등과 같이 먹는다. 질 좋은 우유로 만드는 각종 치즈로는 브리스(bris), 카프리니(caprini)라는 양젖으로 만든 치즈, 피에몬테 북쪽 아오스타 밸리에서 만드는 폰타나(Fontana) 치즈가 있다. 리코타(Ricotta) 치즈는 이탈리아 대부분의 지방에서 만드는데 피에몬테 지방의 리코타 치즈도 유명하다. 미국에서는 치즈케이크를 크림치즈로 만드는데 이탈리아에서는 이 리코타 치즈로 만들어 맛이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의 이탈리아 식당에서는 현지만큼의 디저트 메뉴를 잘 만나볼 수 없지만 식당 메뉴판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파나코타. 크레마 알라 파나 파나코타(Crema alla Panna, pannacotta)라는 말은 끓인 크림이라는 말인데 피에몬테 지방의 디저트 메뉴다.

피자 마게리따
재료 강력분 600g, 소금 약간, 생이스트 35g, 온수 300㎖, 올리브유 2큰술, 토마토 소스, 모차렐라 치즈, 바질 약간

만들기
1. 생이스트는 온수에 녹인다.
2. 강력분, 소금, 올리브유를 섞어 1의 녹인 이스트를 부어 반죽한다.
3. 2번을 보울에 넣고 1시간 정도 발효시킨다.
4. 반죽을 4등분해 밀대로 민다.
5. 토마토 소스, 모차렐라 치즈를 얹어 220도 오븐에 약 8~10분 구운 후 바질을 얹어 낸다.

토마토 소스 만드는 법
올리브유 15g, 마늘 2쪽, 다진 양파 반 개분, 토마토홀 200g, 소금,후추,설탕 약간, 오레가노,바질,이탈리안파슬리 가루 1/2작은술씩
1. 마늘을 다져 올리브유에 볶다가 다진 양파를 넣고 볶는다.
2. 토마토홀을 으깨어 넣고 오레가노, 바질, 파슬리를 넣어 약한 불에 끓인다.
3. 수분이 날아가서 빡빡하게 졸여지면 소금, 후추, 설탕으로 간을 조절한다.

파나코타
재료 생크림 750㎖, 우유 200㎖, 설탕 250g, 바닐라빈 1개, 살구향의 술 혹은 다크 럼 2큰술, 판젤라틴 3장

만들기
1. 판젤라틴은 얼음물에 불려놓는다.
2. 생크림, 우유, 설탕, 바닐라빈의 씨를 긁어 냄비에 넣고 끓인다.
3. 불린 젤라틴을 넣고 녹인다.
4. 럼을 넣고 섞은 후 용기에 넣고 냉장고에 굳힌 다음 차게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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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승원씨는 뉴욕에서 요리를 배우고 돌아와 올리브네트워크의 ‘심플리 스페셜’ ‘도승원의 리빙레서피’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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