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무역전쟁>1.미국의 對日 파상공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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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美日무역전쟁의 도화선에 불이 붙음에 따라 냉전종식 이후 처음전개되는 경제전쟁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 것인가에 전세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美日무역협상이 벽에 부닥칠 때마다 되풀이되던 과거의 위기국면과는 달리 87,89,92년에 각각 합의했던 협정을 일본측이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미국의 인내가 한계에 달해 있고 국내 정치적으로도 의회와 재계의 압력으로 인해 클린턴행정 부의 결단을보여줄 시점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전면전으로 가도 이길수 밖에 없는 전쟁이다.일본의 對美의존도가 미국의 對日의존도 보다 훨씬 높고 미국은 개방경제인 반면 일본은 보다 폐쇄적이어서 미국이 구사할 수 있는 각종 제재 수단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 다.
미국은 우선 국제금융시장에서 포문을 열었다.클린턴대통령은『엔화의 환율도 수치목표의 대상이 될수 있다』고 발언,그렇지 않아도 정상회담 결렬후 오르고 있던 엔화를 더욱 치솟게 했다.백악관 대변인은 클린턴대통령의 이 발언이 진의는 아니 었다고 해명하고 나섰으나 두번이나 같은 말을 반복했던 점으로 미뤄 일본이가장 난감해 할수 있는 엔고를 부추기기 위한 저의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쌍무협상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중의 하나인 슈퍼 301條부활의 검토에 들어갔다.백악관 관리들도 클린턴대통령이 슈퍼 301조를 대통령령으로 부활시키는 문제를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확인했다. 이와함께 미국은 구체적인 무기들을 동원하기 위해 백악관 직속인 국가경제회의(NEC)를 중심으로 가능한 제재조치 수단들의 목록 작성에 들어 갔다.미국세관의 자료까지 동원한 이 작업은 이미 내부 작업이 끝나고 이번주 안으로 대통령에게 제출될 예정이다.이 목록에 따라 클린턴대통령은 미국경제에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부터 제재조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목록에 따른 제재 1순위는 모토롤라件이 될 것으로 보인다.일본이 무선전화기 시장을 모토롤라에 개방하고 시장 점유율을 늘려주도록 미국측이 요청해 왔으나 시장 점유율이 오히려 낮아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사실 모토롤라件은 이번 포괄 경제협의의 대상은 아니었고 또다른 쌍무협상의 대상이었으나 지난 15일이 협상 마감이어서 우연히 제재의 소재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2순위로는 반도체 분야들 들수 있다.미국은 일본시장에서의 외국 반도체 점유율이 20%가 되도록 일본측에 요구해 왔으나 점유율은 계속 하락하는 추세다.이와함께 컴퓨터와 슈퍼 컴퓨터에서도 제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분야의 제재 는 미국에서영업을 하고 있는 일본컴퓨터 회사들에게 막대한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제재 대상으로는 지난 90년에 맺은 美日 임산물협정에따른 것을 들수 있다.이 분야에서 어느 정도 일본의 시장개방이이루어지기는 했지만 미국측은 우루과이 라운드(UR)협상에서 마련된 수준의 개방은 아직 멀었다고 평가하고 있 다.미국측은 일본이 임산물 시장을 개방할 경우 주택 건축비를 50%정도 줄일수 있는데도 소극적이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일본의 보험시장도 제재의 목표물이 될 수 있다.최근 일본은 보험시장을 부분적으로 개방하기는 했으나 이것도 부족하다는 것이다.최근 미국 상원금융위원회는 금융보복법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킨 바 있어 이 법안도 빠른 시일안에 제재를 위해 동원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金祥道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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