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캠프 "이틀만 버티면" 박 캠프 "막판 역전 자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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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캠프

"9회 말 투아웃까지 온 경선을 무산시키려는 기도는 국민을 모독하고 당원을 우롱하는 것이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16일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후보 측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 후보 측의 사퇴 공세에 대한 불쾌감이자 반박이다. 그는 후보 사퇴론을 "가장 저급한 정치공세"라고 규정했다. 또 "정상적인 투표론 도저히 이길 수 없다고 생각, 정권 공작에 편승해 경선을 무산시키려는 기도"라고 했다. 박 후보 측 사과도 요구했다.

다음은 일문일답.(※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편집자 주)

-박 후보 측 후보 사퇴론을 이 캠프에선 경선 불복종의 신호탄으로 공격하는데.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다소 험악한 경선을 치렀지만 경선 후 힘을 합해 정권 교체 해야 한다는 게 바람이고 그렇게 해야 한다. 박 후보는 2002년 탈당해 9개월 만에 입당한 전력이 있는 분이어서 많은 사람이 걱정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개인적으론 박 후보가 그러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사퇴하라는 주장은 박 캠프 측에서 내놓았겠지만 박 후보가 (나서서)만류했으면 좋았으리라."

-16일 TV 토론 전 사과를 요구했지만, 박 후보가 사과하지 않는다면.

"사과를 하는 게 아름다운 경선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1등 한 후보가 사퇴한 뒤 혼자 걸어갈 순 없지 않겠는가."

-'정치검찰'의 행태에 대해 비판했다.

"여러분이 더 잘 알 거다. 경선을 앞두고 일어난 일 말이다. 한 달 전 모 정치인이 '8월 14, 15일 도곡동 땅 때문에 대단한 일이 터질 것'이라고 인터뷰했던 게 있다. 그 날짜가 딱 맞아떨어졌다."(※박형준 대변인은 이날 "(박 후보 측) 서청원 전 의원은 검찰과의 내통 의혹에 대해 해명하라"는 논평을 냈다.)

-다수 검찰의 명예를 훼손한 사람이 누군지 밝히라는 요구도 했다.

"국가 기밀이다(웃음). 국민은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소수 때문에 다수가 명예훼손 되는 일이 없도록 하길 바란다."

이 후보는 당초 이날 기자회견에서 화합과 포용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다고 캠프 측에선 설명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어제 준비한 원고와 오늘 원고는 180도 다르다"고 전했다. 경선 막판 박 후보 측과 검찰의 공세에 지지자들이 흔들릴 수 있다고 봐 기조를 바꿨다고 한다.

고정애 기자

박근혜 캠프

한나라당 박근혜 후보 캠프는 16일 하루 종일 북적거렸다. 검찰발 도곡동 땅 의혹이 막판 역전풍(風)을 일으킬 호재라고 보고 전방위 공세를 이어갔다. 선봉엔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이 섰다. 홍 위원장은 이날 오전과 오후 세 차례나 기자들과 만나 이 후보를 공격했다. 캠프 곳곳에선 '이명박 필패론' '본선 완주 불가론'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홍 위원장은 "검찰이 수사결과를 완전히 밝히지 않는다면 이 후보를 본선에 진출시킨 뒤 후보 자격을 빼앗으려는 큰 음모를 가진 것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오해를 벗어나려면 손에 쥔 모든 수사 결과를 국민 앞에 공개해야 한다"고 검찰을 압박했다. 그는 "검찰은 정보를 다 공개하라"는 이 후보의 발언과 관련, "이 후보는 친형 상은씨 등에게 검찰이 수사결과를 발표해도 좋다는 동의서를 즉각 제출토록 (지시)해야 한다"며 "한편으로는 검찰이 발표하지 못하도록 가로막으면서 국민과 당원을 속이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는 것은 정말 옳지 못한 태도"라고 주장했다.

최경환 종합상황실장도 "범여권이 검찰에 대해 침묵하는 것을 유심히 봐야 한다. 본선에서 쉬운 이 후보를 당선시키라는 메시지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날 '뉴라이트 전국연합 중립성 회복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의 기자회견을 놓고도 신경을 곤두세웠다. 기자회견에선 "뉴라이트 전국연합 공동대표인 김진홍 목사가 경선중립 의무를 위반하고 이 후보를 전폭 지원했는데, 김 목사가 이 후보로부터 2억8000만원을 수수했다는 증언이 있다"는 말이 나왔다. 이혜훈 대변인은 "뉴라이트 대표가 상상을 초월하는 거액의 돈을 받고 특정 후보의 친위대 노릇을 자행했다는 것은 뉴라이트의 치욕을 넘어 보수세력 전체의 오명"이라고 비판했다.

?미문화원 방화사건 김현장도 지지=1982년 부산 미국문화원 방화사건의 배후 조정자였던 김현장(57)씨는 이날 박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국가가 혼란에 빠질수록 이를 극복하는 데는 정직이 지름길이다. 상대적으로 정직한 지도자를 뽑지 않고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산 미 문화원 방화사건으로 기소돼 사형선고를 받은 뒤 특별사면 됐다. 또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한국여성정치연맹 등 전국여성지도자 400여 명도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박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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