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데 하루… 오는데 하루/최악의 교통체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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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광주∼서울 18시간이상 걸려/직장마다 결근·지각소동/내일까지 「귀경고생길」 계속될듯
설연휴 마지막날인 11일 오후부터 중부 이남에 내린 폭설로 경부고속도로 등 전국 고속도로와 국도가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고 서울로 향하는 항공기와 섬지방의 선박운항이 곳곳에서 중단돼 사상 최악의귀경전쟁이 벌어졌다.
주요 고속도로와 국도의 대부분 구간이 주차장을 방불케하는 교통체증을 빚었고 영·호남지방에 내린 대설경보로 11일 하루동안 94편의 항공기가 결항해 귀경객들은 12일 오전까지 큰 불편을 겪었다.
또 섬지방에 내려간 귀성객들도 이날 인천∼백령도,울릉도∼포항간 등 선박이 운항을 중단,미처 귀경길에 오르지 못했다.
이 바람에 뒤늦게 서울에 도착하거나 미처 상경하지 못한 직장인·학생들이 많아 일부 직장과 학교에는 지각이나 결석·결근사태가 빚어졌다.
서울시교육청은 12일 폭설로 인해 지각하거나 결석하는 학생에 대해서는 불이익이 없도록 하라고 일선 학교에 긴급 지시했다.
남부지방 폭설로 11일 일부지방 공항이 일시 폐쇄된데 이어 속초공항은 12일 오전 현재 비행기 운항이 금지돼 서울∼속초간 비행기 3편의 운항이 중단됐다.
11일 고속도로는 귀경차량이 한꺼번에 몰린데다 영·호남지역의 폭설로 통상 5시간30분 걸리던 광주∼서울 구간이 18시간이상 걸렸고 부산∼서울 17시간,대구∼서울 12시간,대전∼서울 구간은 7시간이상씩 소요됐다.
이 바람에 구로공단의 경우 12일 조업하는 4백14개 업체중 상당수 업체의 근로자들이 지각이나 결근했고 일부 기업체에서도 많은 근로자들이 지각사태를 빚기도 했다.
경부고속도로는 천안이남 지방에 많은 눈이 내려 11일 오후 3시쯤부터 시작된 정체현상이 오후 5시를 넘기면서 상·하행선 거의 전구간으로 확산됐으며 상행선 금호분기점∼영동인터체인지 1백㎞구간과 하행선 황간∼금호 80㎞ 구간은 12일 오전 8시까지 시속 20㎞미만의 정체가 계속됐다.
중부고속도로는 오후 4시이후 차량들이 몰리기 시작,회덕분기점∼이천 1백㎞구간과 호법인터체인지∼중부 1터널 40㎞ 구간에서 시속 20∼30㎞의 정체와 서행이 반복됐으며 영동고속도로도 귀경차량에 행락차량까지 겹쳐 문막∼호법 40㎞구간의 정체가 11일 자정까지 이어졌다.
중부 이남의 폭설이 계속되자 시민들이 이날 귀경을 포기하거나 철도편으로 몰려 11일 하룻동안 당초 예상보다 1만5천대 가량 적은 14만5천대만이 고속도로를 이용해 귀경했다.
한국도로공사측은 『11일 귀경을 포기한 차량들이 눈이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12일 오후부터 귀경길에 오를 것으로 보여 12,13일에도 심한 교통체증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철도청은 시민들이 철도로 몰려들자 12일부터 호남선 새마을호 2개편,경부선 새마을·무궁화·통일호 각각 1개편,전라선 새마을호 1개편 등 모두 6개편의 임시열차를 증차했으며 노선마다 2∼4량씩 총 13량의 객차를 증량했다.
한편 서울시는 귀경객의 편의를 돕기위해 14일까지 매일 오전 2시30분까지 지하철 1∼4호선을 전구간에 걸쳐 연장운행하고 좌석버스 1백44개 노선,2천4백9대를 오전 2시까지 연장운행키로 했다.<이훈범·권태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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