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파티 간데없고 쓸쓸함만-장영자씨 구리 워커힐별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張玲子씨가 80년대초 거액을 굴리면서 금전거래처뿐 아니라 사업구상을 펴오던 경기도구리시아천동 워커힐 별장의「이력서」는 張여인의 인생유전만큼 기구하다.
도심을 바로 벗어나 서울과 구리시의 경계인 워커힐 뒤편 임야가운데 경관이 가장 수려하고 아늑한 위치에 들어선 이 별장은 72년 건축당시 대리석과 목재등 최고급 자재가 동원돼 현재로서도 손색이 없는 호화별장.
매입당시 張씨는 내부수리는 물론 별장뒤편에 약수터와 인공 연못 2곳을 꾸미고 이곳까지 목재계단을 깔아놓는등 2억여원의 수리비를 들여 호화롭게 단장,방문객들에게 자신의 신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張씨는 82년 수감직전까지 2년여동안 은행장을 비롯해 전.현직 장관,장성등 정.재계 거물을 이곳으로 초대,인근 워커힐 호텔에서 1인당 4만~5만원짜리 고급요리를 주문하거나 요리사를 불러 호화파티를 벌였다.
그녀는 이곳을 은밀한 거래장소로 이용,대부분의 거액 금전거래를 하고 외부에서 계약이 제대로 성사되지 않을 때는 측근을 시켜 사채업자.은행장등을 이곳으로 모셔와(?)특유의 저돌적인 설득력으로 자금을 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큰손」의 위세를 떨치던 張씨가 82년 수감된 뒤 이 별장의문전성시는 사라지고 관리 소홀로 92년3월 張씨가 출감해 처음방문했을 때는 사람이 없어 노후돼 있었다.
張씨는 다시 8천만원을 들여 별장 내.외부를 수리한뒤 92년6~9월 집중적으로 한달에 2~3차례 이곳을 찾았으나 과거의 화려한 파티는 벌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별장은 시가로는 70억~80억원이지만 지난해 11월 조흥은행이 張씨로부터 대출금을 회수하기 위해 법원의 경매에 부쳐졌으나 두차례 낙찰되는 바람에 법원 감정가격인 39억여원의 60%인 24억원으로 2월2일 3차경매에 부쳐질 예정 이다.
〈金東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