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즙 질병치료기대 금물-만성 肝.콩팥질 환자엔 부담될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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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녹즙효과=믹서가 과일이나 야채를 칼날로 잘게 가는 것이라면녹즙기는 맞물린 톱니바퀴 2개 사이로 밀어넣어 으깨는 것이다.
특히 신선초.샐러리.아스파라거스같이 수분은 적고 섬유질이 질기고 강한 야채가 녹즙을 만들기에 안성맞춤이며 이 는 믹서로 간다거나 그냥 먹기엔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녹즙건강효과는 바로 비타민이 풍부한 야채에 열을 가한다거나 특별한조리를 하지않아 파괴되지 않은채 많은 양의 영양분을 농축해 섭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 야채속엔 비타민뿐 아니라 파이토케미컬이라 불리는 식물성 항암인자들도 속속 발견되고 있어 녹즙을 통한 야채섭취는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의점=녹즙은 어디까지나 건강식품일뿐 특정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된 약품은 아니다.따라서 건강증진이 아닌 질병치료를 위한 녹즙상복에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다.한국인에게 많은 간염.간경변과 같은 만성간질환을 앓는 이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延世大의대 全裁潤교수(내과)는『간이 나쁜 사람이 녹즙을 과용해 간기능수치가 수십배 뛰는등 증상이 악화돼 병원을 찾는 수가 많다』고 지적했다.
녹색 또는 주황색 색소를 가진 녹즙을 섭취해도 피부가 푸르거나 노랗게 되지 않는 것은 이들 색소성분을 간에서 처리하기 때문이다.즉 정상인이라면 별 문제가 되지않을 이러한 처리과정이 만성간환자에겐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콩팥 역시 요주의대상이다.서울大의대 李孝錫교수(내과)는『야채속엔 많은 양의 칼륨성분이 있는데 이는 腎부전증을 앓고 있는 사람의 콩팥에 적지않은 부담이 된다』고 설명했다.
야채의 섬유소가 지니는 변비와 대장암 예방효과 역시 녹즙을 통한 섭취에선 기대할 수 없다.섬유소와 같은 찌꺼기는 녹즙기를통해 모두 걸러지기 때문이다.따라서 부드러운 섬유소를 지닌 과일은 오히려 그냥 먹는 것이 좋고 거친 잎을 지 닌 야채는 녹즙으로 마시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
또 건강한 사람이라면 별 문제가 없겠으나 간이나 콩팥등 특정질환을 앓는 사람은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 복용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洪慧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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