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개방대비 3개 공작소조 신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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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北韓이 지난해 12월 노동당내에 對南.對美.對日등 3개 공작소조를 신설하고 중량급 인사들을 임명한 것은 핵문제 해결후 개방을 가속화하고 이들과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北京의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이 신설한 對南소조 책임자에 金達玄 부총리,對美 소조는 金容淳 당비서,對日소조는 黃長燁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장을 각각 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北韓 노동당이 소조형태의 특별임무팀을 운영한 것은 金正日이 전담해온「3대혁명소조 중앙지도부」가 유일한 것으로 이번 3개 소조의 신설은 북한이 핵문제해결후 韓國.美國.日本과의 관계에 커다란 관심을 갖고 이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볼수 있다.
이같은 기구신설및 인사는 올초부터 北京소식통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으며 정부당국자도 최근 『노동당에 對南.對美관계 특별팀이만들어졌다』며 『현재까지 정보로는 對南관계 특별팀은 金英柱 부주석과 얼마전 부총리겸 국가계획위원장직에서 물러 난 金達玄이 맡고 있으며,對美관계 특별팀은 黃長燁.金容淳 노동당비서가 담당하고 있다』고 분석했었다.그러나 對南공작소조 책임자로 金英柱가거론되는 것은 근거가 약한 것으로 보인다.일정한 역할을 맡을수는 있지만 고령인 그가 정세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기 어렵고 국가부주석이「특별임무팀」의 책임을 맡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金達玄의 對南소조책임은 상당한 근거가 있다.
지난해말 정무원 부총리에서 해임된후「2.8비날론공장 지배인 좌천설」이 나돌았으나 그는 김정일측근 경제통인데다 그의 해임발표문(지난해 12월7일)이『다른 직무에 조동(인사이동)되는 것과 관련하여…』라고 되어 있었다.
만일 그가 실각했다면「다른 직무조동」이 아니라 그냥 「해임」으로 보도됐을 것이다.
그는 대외경제부문을 책임지다가「실패가 예정된」 3차 7개년계획의 수습을 위해 일시적으로 국가계획위원장 자리로 옮겨가 완충기를 설정하는등 경제계획조정을 마무리해 여전히 金日成.金正日의신임을 얻고 있다.
또 그가 남북경제협력사업의 책임자였음을 상기하면 「핵문제 타결」이후 맞게될 새 정세에서 남북경협 혹은 남북관계 전반을 관장하는 자리에 옮겨갔을 수 있다.
그리고 일부에서 지난해 12월 당비서직만 유지하고 정치국에선탈락한 것으로 알려진 金容淳의 거취를 두고 對南.對外부문에서 물러났다는 관측도 있었으나 그가▲지난해 11월23일의 범민련결성 3주년 기념 평양시 보고회에 對南책임자로 참 석했고▲12월의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최고인민회의 통일정책위원장 직책에 변화가없었음이 확인되었다.
현재로선 對南.對日관계는 對美관계가 제대로 풀려가는 분위기가있어야만 관계를 발전시킨다는게 최근 北韓의 태도임을 고려할때 金容淳을 對美책임자로 고정시켰을수 있다.
지난해 12월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장에 임명된「日本通」黃長燁이 對日소조 책임을 맡았을 가능성은 크다.그가 日本이 對北韓수교협상을 제의하고 있는 가운데 北京을 방문한 것도 시사하는 바크다.그러나 對美.對南.對日 소조의 업무가 완전 히 구분되기보다는 金容淳.金達玄.黃長燁등 3인의 업무가 중복되고 그 위에서金正日이 직접 지휘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인다.
〈兪英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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