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기조속 활기 찾을 것”/올해 집값·땅값 어떻게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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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규제완화 상승­물량풍부 보합 맞서
전국의 부동산 중개업소에는 요즘 올해의 집값 전망과 함께 『언제 팔고 언제 사야 하느냐』는 문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91년 5월부터 집값이 내림세로 돌아선 이후 줄곧 침체국면을 지속하고 있는 부동산시장은 올해 과연 어떻게 될까.
우선 최근의 증시활황,경기회복조짐,국제수지 개선 등 실물경기가 미미하지만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부동산시장도 상대적으로 활기를 띨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준농림지역에서 환경오염이 적은 소규모 공장의 설립을 전면 허용하고 농업진흥지역외 농지에 일반거주·업무·상업용 건물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든 시설이 들어설 수 있도록 하는 등 각종 토지규제 완화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UR협상에 따른 농촌경제 개혁을 목적으로 농지소유 상한규모 확대 등 농지제도도 근본적으로 변경될 예정으로 있어 토지거래가 증가하고 땅값 상승압력으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부동산경기 순환 주기로 볼때도 10년 주기의 대순환이나 「3년 불황·2년 호황」의 소순환주기를 가릴 것 없이 올해는 상승국면에 진입할 시점이라는 점도 「회복론」의 큰 기둥이 되고 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7만가구를 넘어선데다 신도시 아파트 입주가 95년말까지 계속되기 때문에 부동산경기에서 가장 민감한 수도권지역의 입주물량이 풍부,안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만만찮다.
주택전산망 구축,토지거래 전산화,토지거래허가제·토초세·택지초과소유부담금 등 토지공개념의 지속적인 추진,금융실명제 이후 부동산거래에 대한 자금출처조사 등 정부의 강력한 투기방지대책은 부동산경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버팀목 노릇을 할 것으로 보인다.
회복된다,안정세를 유지한다는 양쪽 모두의 입장은 이처럼 나름대로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통상 집값과 주식값은 1년 정도의 시차를 두고 함께 오르거나 내리는 양상을 나타내고 집값이 오르고 난뒤 1년후께에 땅값도 상승세를 타는 것으로 한 민간경제연구소는 분석하고 있다.
이렇게 볼때 현재 주식시장의 활기가 하반기부터는 부동산시장으로 옮겨질 공산이 매우 크다.
주택공사 서광선부사장은 『주택시장은 정부가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 등 부정적 요소도 잠재해 있지만 전반적으로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 부사장은 그 이유로 각종 규제의 완화,금리자유화,주가상승 등의 요인외에도 수도권에서 신도시 물량이 끝나 올 하반기부터는 수급 불균형이 나타나는데다 최근 분양가격이 중고 주택가격과 비슷하다는 점을 주요인으로 꼽았다.
건설부 최종수 토지정책과장은 『경기회복 등에 힘입어 집은 물론 상업용지의 거래가 서서히 살아나고 가격은 강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되지만 정부의 강력한 각종 투기방지대책이 계속 추진될 계획이어서 부동산 시장 안정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올해 집값은 상반기에 현재 가격을 팽팽하게 유지하다 하반기에 상승세를 타고,땅값은 내년 하반기에 강세를 띠되 상승폭은 완만하고 미미하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올해 부동산시장은 일단 극심한 거래부진에서 벗어나 서서히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가격도 최근 2∼3년 동안의 안정세가 크게 흔들리지는 않겠지만 소폭의 상승세를 탈 전망이다.<도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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