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교육.금융.서비스업도 개방 비상-선진국과 경쟁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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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우루과이라운드(UR)의 파고에 국내 병원과 학원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쌀시장 개방 여파로 전국이 몸살을 앓고있는 가운데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국내 병원.학원계가 95년 개방이 확정된 이후 선진국의 국내 진출에 대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있다. 특히 교육시장은 농산물이나 공산품과는 달리 잘못 개방할경우 자칫 선진국의 문화식민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높다. ◇병원=병원개방 시한이 1년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美國의2~3개 대형 병원 전문회사들이 이미 국내 진출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9일 대한병원협회.대한의학협회등에 따르면 美國 아메리카 호스피틀 코퍼레이션등 2개 병원 전문 경영회사와 캘리포니아의 동양계 한방병원들이 이미 국내에 시장조사를 실시,다각적인 자본진출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
이들 회사는 美國內 종합병원망을 운영하는 병원 전문회사로 우수한 의료기술과 높은 서비스질을 주무기로 대도시 중상층을 겨냥하는 경영전략으로 국내진출 타당성 조사를 벌이고 있다.
보사부 관계자는『국내 의료수가가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고 현행법상 외국 의사면허를 인정하지않고 있어 병원 개방은 외국 자본이나 시설 투자 수준에 지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계는 병원 개방이 이루어져 외국병원의 첨단 경영노하우와 자본,기자재,현지 한국계 의료진등이 국내에 진출할 경우 상당 부분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다.
◇교육시장=교육시장은 95년 1월1일부터 예.체능,기술계 학원등 전문강습소들이 개방되고 96년1월부터는 외국어.입시계 학원들이 들어오게 된다.현재 국내에는 약 4만여개의 사설학원들이있으며 시장규모는 1조원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대부분이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어 95년부터 첨단 장비와 기술을 갖춘 외국의 학원재벌들이 들어올 경우 국내학원들은 무더기 도산이 불을 보듯 뻔한 실정이다.
특히 국내의 영어.불어등 외국어 학원들은 대부분 교사자격증이없는 외국인들을 고용하고 있어 정규 교사자격증을 갖춘 외국인 강사진을 갖춘 외국학원들이 들어올 경우 거의「전멸」할 것이란 걱정이 지배적이다.
◇금융.서비스산업=민간경제 연구소와 업계에 따르면 UR가 타결될 경우 농업만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자유경쟁체제가 아직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못한 금융.서비스.유통시장등의 3차 산업과 중소기업업종을 중심으로 큰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전자.자동차.조선등 제조업종은 관세율인하효과로 인해 수출이 늘지만 부품.원자재의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의 산업구조상수입도 상당히 늘어나며 고급소비재 제품의 수입도 늘어 급속한 무역수지개선은 힘들 것으로 전망됐다.이는 UR가 타결될 경우 향후 10년간 수출이 2백억달러 이상 늘어나 40억 달러로 추정되는 농업의 피해와 일부수입증가효과를 상쇄하고도 1백40여억달러의 무역수지개선효과를 본다는 정부.국책연구소의 예상과 상당한 의견차이를 나타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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