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랑>아동도서 선정 유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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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아동도서는 문화의 死角지대일까.마치 과대포장된 불량 과자류처럼 범람하는 각종 아동도서의 저질성과 조잡성이 이제는 더이상 방치돼서는 안될 지경에 이르러 있다.그런데도 도무지 그런 현상에는 오불관언,사회적 불감증이 더욱 심화되고 있으 니 답답하다. 영국이나 스웨덴 같은 나라에서는 학부모.교사.문학평론가들이함께 머리를 맞대고 어린이들의 양식이 될만한 좋은 책을 골라낸다고 들었다.
주제.문자.삽화까지 샅샅이 따져가며 완벽한 심사를 거치게 되는데 거기에 단체.개인의 이해관계 혹은 이데올로기나 상업성이 끼여들 여지는 없다.그처럼 엄정하게 선정된 아동도서들은 반드시우량도서목록에 올라 전국의 어린이나 학부모들에게 독서의 길잡이가 되고 있다니 부러운 일이다.
그런 과정을 거친 좋은 책을 읽고 자라나는 어린이들은 상상만해도 우리를 즐겁게 한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연중행사처럼 몇 단체나 기관에 의해 어쩌다 매스컴에 우량아동도서 목록이 발표되기도 한다.그러나 그 아동도서들이 과연 얼마나 정당하고 성실한 심사를 거쳐 선정된 것인지 묻고 싶다.
혹시 저자나 출판사.책명만 참고로 한 수박겉하기식의 무책임한선정은 없는 것일까.
또 그것이 특정출판사의 판매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수단으로활용되는 예는 없는 것일까.아니면 어떤 조직화된 세력들이 그들의 세확장을 위해 임의로 아동도서추천을 남발하는 경우는 없는 것일까. 이런 우려를 없애기 위해서는 아동도서 선정에 사회 각계가 보다 깊은 관심과 애정을 지니고 적극 참여해야 한다.더구나 학부모들- 그 가운데서도 교육열에 관해서만은 단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우리 어머니들이 무서운 감시자가 돼야한다.
그러려면 먼저 어머니들이 아동도서의 충실한 독자가 돼야 하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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