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체증만 늘린 직행좌석버스/승객없어 빈차로 왔다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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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1천3백원 요금 비싸고 시간단축 효과 적어
서울 도심과 외곽을 논스톱으로 잇는 직행좌석버스가 한달이 넘도록 「빈차운행」을 하고 있어 승용차 이용을 억제해 교통소통을 원할하게 한다는 취지가 무색한 것은 물론 낭비라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1일부터 6개 노선에 VTR와 이동전화시설을 갖춘 41인승 준고속버스 98대의 운행을 시작했으나 이용률이 극히 낮아 1회 왕복당 평균 승객은 10명 미만이며 특히 낮시간대는 승객이 한두명이 고작이라는 것.
이처럼 직행좌석버스가 외면당하는 것은 대부분 노선이 지하철,기존 좌석버스와 겹치는데다 요금은 두배이상(1천3백원)인데도 시간 단축효과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수서∼광화문 노선의 경우 교통체증이 심한 개포동∼역삼로∼서초로∼반포대교를 거치도록 돼 있어 기존 좌석버스에 비해 전혀 시간적으로 유리한 점이 없으며 도로여건상 무정차운행의 취지를 살리기 힘들다는 것이다.
동성교통 운전사 이재봉씨(45)는 『러시아워에도 겨우 두세명의 손님만 탈 뿐이고 낮에는 빈차로 달릴때가 더 많아 이번주부터 배차간격을 6분에서 12분으로 늘렸다』고 말했다.
6개 노선중 상대적으로 승객이 많은 상계동∼미도파,김포공항∼시청노선의 경우도 출퇴근시간 15명,낮시간 5명정도의 승객만이 이용하고 있다.
업자들은 차량 한대당 8천여만원을 투자했으나 운영비마저 건지지 못하자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노선과 정거장의 변경·연장·조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수서∼광화문노선의 5개 운수업체는 정류장을 일반버스 정류장과 가까운 곳에 설치하고 체증이 덜한 도로로 운행할 수 있도록 노선을 조정하는 한편 분당까지 연장운행을 서울시에 건의키로 했다.
서울시 운수1과의 한 관계자는 『현재 개선방안을 모색중』이라고 밝혔다.<예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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