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27권짜리 한국사 펴낸 한길사 김언호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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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민간 출판사의 단독기획으로는 국내 최초로 최대 규모의 민족통사인『한국사』가 연말안으로 출간,일반에 선보이게 됐다.도서출판한길사에 의해 지난 86년이래 만8년동안 총1백73명의 필진이참가,모두 27권의 분량으로 완성된『한국사』는 고대사부터 80년대까지 남한은 물론 북한의 역사까지 아우르는 민족사로 5, 6共을 거치면서 많은 우여곡절 끝에 완간하게 됐다.
『이번「한국사」의 완간은 한 출판사의 힘에 의한 것이 아니라그동안 꾸준히 이어온 민주.민족운동의 소산입니다.한길사는 일련의 작업중 한 부분을 담당했을 뿐이죠.』 『한국사』의 완간을 눈앞에 둔 한길사 대표 金彦鎬씨(50)는 그동안 우리 역사가 민주화로 진전됨으로써 광주.6월항쟁까지 담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그는 이번『한국사』는 단순한 논문들을 모은 것이 아니라 편집위원들과 집필자들이 기획. 집필과정에서 계획적인 모임을 갖고 토론및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펼치는 공동작업을 통해 이뤄진 것이라 했다.76년 출판계에 뛰어든 그는 해방후 새로운 출발은역사의 새로운 작업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사명감에서『한국사』출판사업에 착수했 다고 한다.그동안 소요된 사업비만 10억원.
한 출판사의 역량으로는 상당히 벅찼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해방후 완간된 한국사로는 1963년 진단학회의『한국사』(전7책),1978년 국사편찬위원회의『한국사』(전25책),북한의『조선전사』(1982년)등이 있다.그러나 이것들은 官에서주도하거나 70년대 후반 이후 80년대의 한국사 에 대한 새로운 연구성과를 담아내지는 못하고 있다.
『식민사관을 철저히 극복함은 물론 냉전시대의 이데올로기도 뛰어넘어 민족통일사관을 지향하고 있지요.따라서 북한사도 한국사에포함해 객관적으로 다루었습니다.』 그는 오늘의 민족현실에 대한주체적인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한글세대의 젊은 연구자들이 대거집필진에 참가했다고 밝혔다.또한 70,80년대의 민주화운동과 민족통일운동을 비중있게 다룸으로써 역사의 현재성을 확보하고,우리 사회의 역사적 발전을 전망케 하는 것도 중요한 작업의 하나였다고 한다.『한국사』에서는 기존의 정치사.왕조사 중심의 한국사 연구및 서술방법을 탈피,사회 경제사.사상사.생활사를 중심으로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뿐만 아니라 현대적 용어로 평이하게 서술 하고 한글을 전용함으로써 한국사를 기초교양으로 두루 읽히도록 했다.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연구성과가 나올 것이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보완작업을 해 새로운 연구성과들을 담아낼 계획입니다.』 17년동안 한길사를 꾸려오면서 7백종에 달하는 책을 펴낸바 있는 그는 앞으로는 문화사.사상사.종교사등 분류사를 계속 출판할계획이라고 한다.
〈李順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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