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여성할당제 통과여부 주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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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비례대표 국회의원의 20%는 여성의 몫으로』-지난 24일 民主黨이 「비례대표 20% 여성 할당제」를 정치관계법 개정안에당론으로 공식 채택함으로써 이 법안의 통과여부가 여성계 초미의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정치관계법 개정과 관련해 이달초 한국여성단체협의회(회장金璟梧)등 11개 유력 여성단체가 연합으로 내놓은 안은「국회의원 후보자 추천에서 한 性이 80%를 넘지 못한다」는 것.
이에 비하면 民主黨案은 전국구의원인 비례대표에만 할당제를 적용하는 축소된 것이다.그러나 소선거구제 실시 이후 지역구에서 여성당선이 全無한 현실을 고려,여성계도 民主黨案을 현실적 대안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국회의원 여성할당제는 지난 89년 平民黨이 비례대표 할당제를건의한 이후 여성계의 중요한 쟁점이 되어왔다.작년 대선당시 여성계는 각 대통령후보에게 여성할당제를 요청,약속을 받아내기도 했다.金泳三대통령도 당시 여성단체협의회와의 간담 회를 통해 비례대표 할당제와 행정고위직에 여성임명을 공약했다.
한국여성정치연구소 孫鳳淑회장은『현재 韓國국회 여성의원비율 1%가 말해주는 우리나라 정치현실에서 여성의 의회진출을 확대하는방법은 여성할당제밖에 없다』고 주장한다.현재 세계각국 여성의원평균비율이 15%라는 점에서 할당제를 실시해도 평균치에 도달하기엔 요원하다는 것.
趙晟恩 民主黨 여성위원회 부국장은『여성의 의회진출에 대한 제도적 장치 없이 여성의원 비율이 증가한 나라는 없다』며『여성의의회진출이 활발한 스웨덴.서독등 북유럽 국가도 비례대표제 실시로 성공을 거둔 사례』라고 말한다.
실제로 현재 여성의원 비율이 30%를 상회하는 스웨덴.핀란드.덴마크등 북유럽국가들은 70년대부터 여성할당제를 실시해온 나라들.이 나라들은 현재 여성의 의회진출이 활발해 더이상 여성할당제에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이밖에 아시아지역에서는 방글라데시가 78년부터 10% 여성할당제를 실시,여성의원비율이 75년 당시 4.8%에서 90년현재10.3%로 증가했다.
이에비해 한국은 비례대표 할당제를 실시하더라도 의석비율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다.현재 한국의 국회의원 숫자는 2백99명으로 한정되어 있는데 비례대표는 60여명.
앞으로 分區가 이루어질 경우 그 숫자는 줄어 50여명의 비례대표가 나온다고 할때 그 20%라도 10명수준에 불과하다.이 숫자는 전체 의원수의 3%수준으로 여전히 여성의원은 수적 열세를 크게 극복하기 힘들다.
民主黨의 비례대표 할당제에 대해 民自黨은 공식적 논평은 하지않은채 金鍾泌대표의『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으로 여성의 의회진출을 뒷받침하겠다』는 최근 발언을 빌려 黨의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金榮淳民自黨 여성국장은『民主黨이 요구하고 있 는 정도의 수는 당대표의 의지만 있어도 실현가능한 것 아니냐』며,民主黨 법안통과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 견해를 보이고 있다.
〈梁善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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