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만상 수상식 클린턴도 참석/김 대통령 방미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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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과거·현재보다 미래가 더 중요”/김 대통령/“대선때 「케네디 연설」 인용 감사”/케네디양
▷아메리칸대 명예박사학위 수여식◁
미 아메리칸대학 벤더 아리나 강당에서 22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열린 김영삼대통령에 대한 명예 국제정치학박사학위 수여식은 대학 관계자들을 비롯,한국 유학생 및 학생 등 2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종 장엄한 분위기속에 1시간20분동안 진행.
김 대통령과 부인 손명순여사는 밀스타인 총장·메이어 부총장·굿맨 국제관계대학장 등의 영접을 받으며 학위복으로 갈아입기 위해 귀빈대기실로 이동했고 손 여사는 학위수여식장으로 곧바로 입장.
○유학생 2천명 참석
이어 팡파르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태극기와 아메리칸대 교기를 앞세워 교직원들이 입장했고 학위수여복으로 갈아입은 김 대통령은 참석자들의 기립박수와 한국유학생들이 「김영삼」을 연호하는 가운데 만면에 웃음을 띤채 참석자들의 환영에 손을 흔들어 답례하며 입장.
수여식에서 큐리 목사는 기도를 통해 『김 대통령은 용기있는 리더십으로 한국에 인권 및 자유신장을 가져왔다』고 높이 평가했고 밀스타인 총장은 학위수여 제안사에서 『김 대통령은 단식투쟁 등 민주화 투쟁으로 민주주의를 이뤄냈으며 앞으로 국제평화 유지에 기여할 인물』이라고 찬사.
김 대통령이 밀스타인 총장으로부터 박사학위증을 받자 참석자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고 김 대통령은 학위증을 들어보여 답례.
김 대통령은 이어 「코리아 소사이어티」(회장 그레그 전 주한대사) 주최 축하리셉션에 참석,1백여명의 양측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뒤 『과거와 현재보다 미래가 더 중요하다』 『한미 양국은 세계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며 건배를 제의.
▷해리만상 수상◁
김 대통령은 이날 저녁 워싱턴 힐튼호텔에서 클린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해리만 민주주의 상」을 받았다.
김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나와 한국국민의 꿈」이라는 수상연설을 통해 『우리는 진실로 북한과 화해 협력하고 함께 번영하고 함께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고자 한다』면서 『나와 우리 국민은 아직도 동토로 남아있는 북한에서 민주주의의 꽃이 활짝 필 수 있도록 인내심을 가지고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의회 지도자 오찬◁
김 대통령은 22일 낮 미 의사당을 방문,토머스 폴리 하원의장 등 의회지도자들과 오찬.
폴리 의장은 의장실 부속 오찬장에서 로버트 마이클 하원 공화당 원내총무,클레이븐 펠 상원 외교위원장,리 해밀턴 하원 외무위원장,교포출신인 김창준 하원의원 등과 함께 김 대통령 일행을 영접하고 잠시 칵테일을 베풀며 환담.
김 대통령은 폴리 의장에게 APEC 회의가 그의 출신지역인 워싱턴주에서 개최돼 성공적으로 끝난 것을 축하한다고 인사.
폴리 의장은 『지금 의회가 열리고 있고 표결이 수시로 진행되고 있어 오찬 참석자중 일부는 먼저 일어서게 될지 모른다고 먼저 양해를 구하기도.
김 대통령이 펠 상원 외교위원장과 악수를 하면서 그가 마침 이날 생일을 맞은 것을 축하한다고 인사하자 폴리 의장은 『우리도 몰랐는데 대통령이 그걸 알고 계시니 우리가 당황스럽다』며 즉석 축배를 제의.
김 대통령은 얼마전 방한했던 하원 외교위 게리 애커먼 아태소위원장에게 『다시 만나 기쁘다』고 영어로 인사하고 교포출신 김 의원과도 건배.
이날 오찬은 약 1시간30분간 비공개로 진행됐는데 김 대통령은 특히 북한 핵문제에 대해 강하게 이야기하면서 북한정세 등을 설명하고 APEC 발전문제도 많이 얘기했다고 참석자들이 전언.
김 대통령은 또 이 자리에 참석한 윌리엄 로스 상원 정부위원회 공화당 간사에게는 그의 아들이 내년에 한국인과 결혼할 예정인 것과 관련해 축하인사.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
김 대통령은 22일 오전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무명용사탑에 헌화한후 기념관을 둘러보고 이날로 30주기 기일을 맞은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묘소도 참배.
김 대통령은 케네디 묘소앞의 「꺼지지 않는 불」을 바라보며 『케네디 대통령은 떠났지만 그의 민주주의정신은 이 불처럼 영원히 타오를 것』이라고 강조.
○“케네디 민주정신 영원”
김 대통령은 묘수주변에 있는 케니디 전 대통령의 취임연설문 조각품을 둘러보며 「국가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해줄 것인지 묻지 말고 국민이 다함께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물어야 한다」는 케네디 대통령의 취임연설문구를 인용한뒤 『이 취임연설문은 나도 우리 국민들에게 자주 사용하는 명구』라고 칭송.
김 대통령의 이날 케네디 묘소 참배는 케네디 전 대통령의 동생인 로버트 케네디의 딸 캐서린 케네디양이 안내했는데 케네디양은 김 대통령에게 『케네디 대통령의 연설문을 지난 대통령선거 때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고맙다고 인사.
김 대통령은 이어 알링턴 국립묘지에 있는 고 로버트 케네디 상원의원 묘소도 참배.<워싱턴=진창욱·김현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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