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간월호 맑은 물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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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방자치단체와 대기업이 손을 잡고 주민과 새들을 위한 수질 살리기에 나섰다.

충남 천수만 간척지 담수호인 간월.부남호(A.B지구) 인접 지자체인 서산시와 태안.홍성군은 최근 현대건설(간척지 조성 주체)과 함께 물관리대책협의회를 구성했다.

협의회는 1998년 마련된 국무총리 훈령 375호 규정에 따라 구성됐다. 규정에 따르면 강이나 호수를 끼고 있는 자치단체와 수원(水源)조성 주체(농업기반공사.대기업 등)는 물 관리 행정을 공동으로 협의.처리하도록 돼 있다.

협의회는 우선 간월호 오염을 줄이기 위해 서산시 양대동 하수처리장을 2006년까지 하천 부영양화의 주범인 질소와 인(燐)까지 제거할 수 있는 고도(高度)처리시설로 바꾸고, 서산시 음암면에는 하루 처리능력 1천5백t 규모의 하수처리장을 내년까지 신설키로 합의했다.

또 ▶수질개선사업 비용 공동 부담 ▶수질오염 행위 합동 단속▶상.하류및 인접 지역 내 사업 추진 시 사전 협의▶수질오염원 공동 조사 등을 함께 펼치기로 했다.

간월호는 수질 오염이 너무 심해 현재 농업 용수로 쓰기에도 부적합하다. 지난해 11월말 현재 상류 지점의 COD(화학적 산소요구량)가 18.4ppm으로 농업용수 허용 기준치(4급수.8ppm이하)보다도 10ppm이상 높다. 부남호 역시 같은 시기의 상류지점 COD가 8.6ppm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이들 호수는 녹조류 번식이 왕성해 겨울철인 요즘에도 푸른 이끼가 심하게 끼어 있는 상태다. 하지만 간척지에서는 대규모 영농이 이뤄지고 있고, 철새들도 많이 서식하고 있어 환경 오염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서산시 정상덕 환경과장은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이며 대규모 농경지의 용수로 사용되는 간월호와 부남호의 수질을 철저히 관리, 이들 호수의 수질을 2006년까지 4급수, 2010년까지는 3급수 수준으로 개선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대전시는 시민들의 식수원인 대청호 취수탑 주변에 16억원을 들여 2007년까지 넓이 6천4백㎡(1천9백40평) 대규모 인공섬을 만들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섬에 사계절 기후 변화에 잘 적응하는 미나리.갈대 등 토종 다년생 식물을 심으면 질소.인 등 오염 물질 발생을 줄이고 햇볕을 차단시켜 녹조 발생의 원인이 되는 부영양화(富營養化) 현상을 방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서산=최준호.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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