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정 기다리는 사랑의 카드-口足화가협.유니세프등 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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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늦가을에 접어들면서 난데없는 카드 묶음과 지로용지가 우편으로배달되는 경우가 많다.『살펴본 뒤 카드가 필요없으면 배달된 우편물의 겉봉 여백에「수취거절」이라 써서 가까운 우체통에 넣어달라』는 식의 안내문과 함께.
이렇게 날아드는 카드들은 장애인이나 소년.소녀가장등 불우이웃돕기 기금마련을 위해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연말연시를 앞두고 어차피 카드가 필요한 경우 이웃사랑도 실천할겸 이런 카드를 구입하는 것은 어떨까.
선천적이거나 질병및 사고로 손을 쓸수 없는 장애자 화가들이 입이나 발가락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 口足화가협회((933)8281)는 회원들의 자립과 작품활동을 위해 지난 90년부터 자신들의 작품을 이용해 만든 카드와 달력을 통신판매 하고 있다.
동양화.서양화가 섞여있는 카드는 6장 한세트에 6천6백원,탁상용 달력은 2천9백원이며 카드 안과 겉봉투에 개인이나 회사 이름및 주소를 인쇄하려면 1백장 기준으로 1만5천원을 더 내야한다. 리히텐슈타인공화국에 본부를 둔 이 협회는 전세계적으로 똑같은 방법으로 자활기금을 마련하고 있는데 한국협회의 회원은 12명이며 후원회원은 약8천명.지난해의 경우 후원회원뿐 아니라 무작위로 선정한 약30만 가정에 일방적으로 이 카드와 달력을 보냈는데 그중 14% 정도가 이를 구입해 1억원 가량의 순수익을 올렸다.
전세계적으로 어린이들의 복지를 위한 사업기금 마련에 카드판매를 대대적으로 활용하고있는 유니세프(UNICEF:국제연합아동기금)가 지난해 올린 카드판매수익금은 1천억원정도.가족과 어린이.평화.자연.축제 등의 주제를 살려 만드는 8백원 짜리 카드 한장을 사면 영양실조로 죽어가는 어린이 8명에게 고단백.고칼로리 영양식을 제공하고 7명의 어린이에게 홍역이나 소아마비접종을해줄 수 있다는 호소에 전세계 시민들이 연간 1억5천만장 정도의 유니세프카드를 사고 있기 때문이다.
유니세프는 피카소.샤갈.미로.마티스등 세계 1백40개국 예술가들의 그림.조각.공예품 등으로 디자인한 카드를 만들고 있는데한국은 지난해 처음으로 판매수량이 50만장을 넘어섰다.
駐韓유니세프(대표 에드워드 스페샤.(764)9937)는 화초도.푸른산.가족.새 등을 주제로 한 10장 내지 20장세트 단위로 우편주문을 받는데 비용은 한세트에 7천~9천원.카드 외에도 디자인이 빼어난 수첩.달력.편지지세트.퍼즐 등 연말연시 선물로 유용한 우편주문 상품들이 있다.
한국어린이재단(회장 차윤근.(756)6693)이 올해로 세번째 판매하는「사랑의 카드」수익금은 소년소녀가장과 장애어린이들을위해 쓰인다.한국화로 만든 10장짜리 한세트가 4천3백원.3백장 이상 주문할 경우 이름.주소및 특별히 원하는 내용을 봉투와카드 안에다 인쇄해주는데 3백장에 2만원씩 추가비용을 내야한다. 패션디자이너 李哲雨씨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복지재단 사랑의날개((548)5454)도 장애자와 그 자녀들의 장학금 마련을위해 화가 홍종명.조병덕.유병채씨의 작품을 디자인한 5백원짜리카드 세종류를 만들었다.1백여명의 후원회원 외 에도 장애자 돕기에 관심있는 시민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올해 1만장의 판매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金敬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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