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축구 최종예선 결산>上.공격에 매달리다 수비 구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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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한국 월드컵 대표팀이 우여곡절 끝에 월드컵 본선 3회 연속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룩했다.
본선 3회 연속 진출은 최종예선에 임하는 한국의 목표였고 아시아국가로는 처음일뿐 아니라 축구강국이라고 일컫는 영국.프랑스등 유럽국가들도 하기 힘든 놀라운 업적이다.
그러나 이번 아시아 최종예선전에서의 경기내용이 불만스러웠고 더구나 일본에 참패했다는 사실에 뒷맛이 개운치 않다.
한국선수들은 이라크. 사우디 경기에서 마지막5분을 못버텨 무승부를 기록하면서「다 이긴 경기를 놓쳤다」는 아쉬움속에 패한 경기 이상으로 풀이 죽었고 체력이 소모되면서 일본전에서는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완패하는 결과를 낳았다.
한국은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스스로 매우 어렵게 만들어버린셈이었다.
이러한 과정은 대표선수구성 자체가 잘못됐기 때문이다.
엔트리 22명중 GK 3명을 뺀 19명에서 수비수는 洪明甫.
朴正倍.鄭鍾先.金判根.辛弘基.具相範등 주전 6명에 대체요원은 姜喆.朴澈등 2명뿐이었다.
그나마 강철은 부상으로 뛸 수도 없었다.
따라서 일본전에서 부상으로 뛰지못한 김판근 대신 고육지책으로왼쪽 공격수인 高正云을 오른쪽 수비형 MF에 배치했으나 결국 실패작으로 끝났고 북한전에는 정종선 대신 MF인 신홍기가 스토퍼로 배치되는 이상한 모양이 되고말았다.
그런가하면 공격수는 네자리를 놓고 무려 11명이 경쟁하는 심한 불균형을 낳았다.
더구나 베스트 멤버중 黃善洪.金鑄城.河錫舟.盧廷潤.강철등 5명이 부상.체력문제로 제 역할을 못한것도 선수 구성상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선수들이 너무 오래 해외에 나와 있었던 것도 사기및 체력 저하에 큰 원인이 됐다.
한국은 독일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주성과 하루라도 빨리 발을 맞추기 위해 지난 2일 독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1주일동안 독일훈련을 한 한국은 9일 카타르에 도착했으며 일본과의 4차전이 벌어진 25일은 선수들이 한국을 떠난지 3주일이 넘은 시점이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외국에 나온지 20일이 지나면 컨디션이 나빠지는 것을 감안하면 4,5차전은 최악의 상태에서치렀다는 것이다. 즉 대표팀은 선수들의 컨디션 저하라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김주성에게 기대를 걸었으나 金은 모든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린 셈이다. 또 결과적이긴 하지만 김주성의 가세로 오히려 선수들의위화감만 조성됐다.
金의 가세로 설자리를 잃어버린 일부 선수들이 金이 계속 부진을 면치못하자「내가 뛰면 더 잘할수 있는데」라는 생각에서 코치진의 선수 기용에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었으며 한게임도 출전하지 못한 李基汎.李太洪등은「나는 어차피 후보선수」 라는 자조감을 갖게됐다.
[도하=孫長煥특파원] 한국이 북한에 3-0으로 이기고 월드컵본선 진출이 확정된후 徐正源(11번)이 기쁨의 눈물을 손으로 닦으며 운동장을 걸어 나오고 있다.
[도하=聯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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