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고희기념 사진집 비경펴낸 경희대 박철암 명예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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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만년설이 뒤덮인 히말라야의 대자연과 평생을 맞서 싸워온 국내첫 산악인이자 한국 알피니즘에 밀알을 뿌린 朴鐵岩 경희대 명예교수(70.중문학)가 올해 古稀를 맞아 자신이 30여년간 탐사해온 히말라야의 비경들을 모은 기념사진 화보집 『비境』(세진사刊)을 냈다.
국내에서는 히말라야 등반을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시절인 62년 사상 최초로 히말라야 고봉인 다울라기리 제2봉(7천5백51m)을 등반한 그는 만 32년동안 히말라야 14회를 포함,해외원정 등반 16번을 통해 우리에게 히말라야의 실체 를 밝혀온산증인이다.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의 仙境과 기화요초를 카메라에 담아 세계학계에 보고하고 증언도 해온 그는 국제 도서엑스포에 출품할 화보집『비境』을 꼼꼼히 정리,주석까지 붙였다.히말라야 야생화「高山瑤草」2백여점 사진은 별도의 책으로 꾸며질 예정 .
『사람들은 누구나 야망과 정열을 갖고 있지요.내게 열정이 있다면 미지에 대한 탐구와 산에 대한 열정이지요.어린시절 고원지대에서 살았기 때문에 등산과 高山草花를 좋아했어요.지금도 산에오르면 마음이 평온해지고 잡념이 사라지곤 합니다.』 평남영원군동백산 산허리에서 태어나『저 산위에「노아의 방주」가 있다』는 설화를 듣고 자란 그는 월남한 뒤에도 줄곧 설악산과 지리산.화악산.태백산등을 넘나들며 산에 몰입해왔다.
62년 국내 최초로 히말라야원정팀 단장으로 다울라기리峰을 밟은 그는 로체샬(8천3백83m.71년),쿰푸히말(84년),히말라야 좀슨지역(86년),히말라야 랑탄히말 (87년),히말라야 무쿠티나트(88년),부탄.시킴(89년),네팔~티베트 (90년),실크로드 서역남로(91년 6~7월),중국 시샤방마(8천12m).초오유(8천2백1m)등정 및 청장고원탐사(91년 10~11월),티베트 서역 남북로 1만㎞ 대탐사(93년6~7월)등 국내에는 좀처럼 알려지지도 않았고 日本이나 西歐 는 물론 中國에서조차 학술자료가 변변치 않았던 지역의 탐사들을 과감히 해냈다.
『히말라야지역은 아직도 神이 살아있는 곳입니다.곳곳에 설화와비경이 숨쉬고 있죠.』 아직도 지칠줄 모르는 모험심을 갖고 있는 그는 화보집 출간이 점점 야성이 사라져가는 젊은이들에게 불굴의 정신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했다.
〈裵有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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