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률·합격선 “혼란” 예상/올해대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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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중위권학생 대거 하향지원할 듯/특차모집등에 밀려 안정위주로/고교·학원 진학지도 고심
대학마다 들쭉날쭉한 전형방식,낯선 제도 등으로 어느때보다 숱한 변수가 작용할 94학년도 대학입시에서는 무더기 하향안정지원 사태가 예상되고 있다.
이번 대입은 특차모집과 복수지원 허용에 따라 사실상 상위권 학생들의 경쟁무대가 되면서 중위권이상 대학들을 중심으로 합격선이 눈에 띄게 상향평준화 추세를 보일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중위권 정도의 학생들에게 복수지원이란 「두번의 기회를 갖는 장점」보다는 자칫 「한번의 기회마저 위협받는 단점」 일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소위 「공부 잘하는 학생이 우선 대학에 갈수 있는」 공정한 입시구도가 자리잡게 됐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자칫 기존의 경쟁률 및 합격선 등 판세가 무너지면서 당분간 수험생들의 혼란이 커지리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따라 특히 커트라인 그룹을 두텁게 형성하고 있는 중위권학생들은 당초 지망대학 및 계열·학과에 대한 하향조정 등 안정지원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일선학교에서의 입시제도도 큰 혼선과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같은 입시판도 변화요인중 하나인 특차모집은 서울대를 제외한 수도권 중심의 25개 대학이 저마다 정원의 5∼40%를 성적 우수자에게 배당해놓아 중위권 그룹은 지원해볼 기회조차 없이 모집정원을 잠식당한 셈이다.
또 대학별 본고사를 치르는 서울·연세·고려대 등 9개대도 대부분 본고사 과목에 자신이 있는 상위집단의 몫이 될 것이 뻔한 상태다.
특히 1백12개 대학이 1월5일부터 14일까지 각기 다른 날을 택해 입시를 칠트는 전기모집의 경우 87개대가 한꺼번에 몰린 1월6일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이 대부분 8일의 동국대나 10일의 성균관대·외국어·홍익·아주대,11∼13일의 포항공·세종·한성대 등을 복수지원할 것으로 보여 8일이후 입시를 치를 이들 대학의 경쟁률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웬만한 대학의 합격권은 응시기회가 확대된 상위권 학생들이 자연스레 차지하게 돼 과거 원서접수과정에서의 눈치전쟁이나 요행에 의한 합격폭은 상당히 줄어들게 됐다.
이에따라 지원대상 대학수가 가장 많이 몰려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은 1월6일 시험을 치르는 대학들을 택해 수능시험·내신 등 자신의 성적에 가장 유리한 대학을 선택,합격안정권에 있는 학과를 지원하는 것이 합격요령이라는 것이 입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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